현대건설 주주협의회(채권단) 주관기관인 외환은행이 현대그룹과 현대건설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특히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자금과 관련한 추가 자료 제출을 끝내 거부할 경우 채권단과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책금융공사 등 일부 채권단은 현대그룹이 자료 제출을 하지 않을 경우 MOU를 해지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1일 채권단 등에 따르면 현대그룹 공동 매각주간사는 현대그룹측에 현대건설 인수자금 증빙자료를 7일 낮 12시까지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매각 주간사는 현대그룹이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증빙내용이 미흡하면 다시 한번 자료 제출을 요구할 방침이다.
특히 현대건설 지분을 매각하는 주주 중 하나인 정책금융공사는 현대그룹의 증빙자료를 검토하 후 중대한 허위 사실 등이 밝혀지면 주주협의회 주관기관인 외환은행이 지난 29일 현대그룹과 체결한 양해각서(MOU)를 해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은 신중함을 보이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일단 MOU 규정에서 현대그룹이 채권단 요구에 성실히 응해야 한다"는 조항의 취지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출계약서 등 추가 자료제출 여부에 대해선 "공문을 살펴본 뒤 입장을 표명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채권단 외부에서도 현대건설 인수자금 출처를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자금 확보를 위해 현대그룹 계열사의 주식 또는 자산을 담보로 대출 받았을 경우 관련 회사 소액주주의 권리가 침해받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검증돼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