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저축은행의 대출금리는 넉 달째 상승하면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30일 한국은행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대출 금리는 평균 연 5.37%로 전월보다 0.08%포인트 하락했다. 작년 12월에 비해서는 0.44%포인트 떨어졌다.
시중은행 대출 금리의 하락세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지속한 데 따른 것이다.
반면 저축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일반대출 금리는 지난달에 평균 연 13.85%로 전월보다 0.88%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05년 11월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말의 연 11.48%에 비해서는 2.37%포인트 급등했다. 저축은행에서 5000만원을 빌렸을 때 대출금리가 2.5%포인트 오르면 연간 대출 이자는 125만원 불어난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간 대출 금리 격차는 작년 말 5.67%포인트에서 10월 말 8.48%포인트로 확대됐다.
한편 은행권의 대출 상품 간에도 금리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10월에 연 4.74%로 전달보다 0.06%포인트 떨어진 반면 집단대출을 제외한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연 7.36%로 0.14%포인트 올랐다.
일반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간 금리차는 작년 말 1.35%포인트에서 지난달 말 2.62%포인트로 2배 가까이 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주택담보대출에 주로 적용하고 신용대출 기준금리는 기존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를 고수하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국민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형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30일 현재 연 3.76~5.16%로 최저금리가 CD 연동형 주택담보대출보다 0.79%포인트 낮다. 하나은행의 코픽스 연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연 4.02~5.52%로 CD 연동형보다 0.88%포인트 낮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이 대출 자격을 엄격히 하다 보니 비은행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면서 대출 금리가 높아지는 것 같다”며 “경기가 좋지 않아 소득이 줄었을 때 대출 금리가 높아지면 서민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