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볼링이 강도인 감독의 선수 ‘구타 논란’에도 불구하고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역대 최고 성적으로 4년 전 도하 대회에 이어 종합우승을 거머쥐며 ‘아시아 최강’의 저력을 과시했다.
한국은 24일 남녀 마스터즈에서 최복음(23·광양시청)과 황선옥(22·평택시청)이 각각 금메달 하나씩을, 최진아는 동메달을 추가하면서 금메달 8개,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로 2위 말레이시아(금 2, 은 1, 동 1)를 따돌리고 종합 1위로 이번 대회를 마감했다.
볼링에 걸린 금메달 12개 중 최소 4개, 최대 7개를 따내겠다는 당초 목표를 넘어섰을 뿐만 아니라 기존 최고였던 2006년 도하와 1994년 히로시마 대회(금 4, 은 4, 동 3개)의 성적도 훌쩍 뛰어넘었다.
한국 볼링은 이로써 아시안게임에서 '효자 종목'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동시에 아시아에서 최강국임을 다시 한번 입증하게 됐다.
여자부 황선옥의 개인전 우승으로 금메달 행진을 시작한 한국은 여자 2인조와 남자 3인조에서 금ㆍ은메달을 휩쓸었다.
이어 5인조에서도 남녀부 아시아 기록을 갈아치우며 동반 우승했고 황선옥은 남자를 능가하는 아시아 신기록으로 개인종합 1위를 차지하는 등 남자팀과 여자팀 모두 압도적인 전력을 과시했다.
특히 황선옥은 개인전과 5인조, 개인종합에 이어 마스터즈까지 우승하며 금메달 4개를 목에 걸어 1986년 이후 처음이자 이번 대회 한국 선수 중 유일한 4관왕에 올라 최진아(26.대전시청)을 잇는 차세대 간판으로 입지를 확실히 했다.
그러나 대표팀을 이끄는 강도인(57) 감독이 경기 도중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구타 논란’이 불거지면서 오점을 남기게 됐다.
한국선수단은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강 감독과 선수, 대회 관계자 등으로부터 정황을 조사한 결과 ‘저조한 경기력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행위로 감정적이고 의도적인 폭력행위라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경기 중에 격한 용어를 사용한 점이나 두 손으로 동시에 뺨을 치고 자세를 바로잡아 주려고 발로 걷어차는 등의 신체 접촉이 주관적 관점이나 문화적 차이에 따라 폭력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대회에서 적절치 못한 행동을 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또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남을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도 역대 최고의 화려한 성적 뒤에 불안한 그림자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