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이 가는 개그우먼이 되고 싶다”
여의도 KBS 본관 근처 한 카페서 궁금한 여자, 신보라를 만났다. 실물보다 작은 체구, 작은 얼굴에 놀랐다. 실물을 못 알아볼 정도로 예쁘다는 호평에 “화면이 더 낫다는 말보다 좋다”라며 웃어 보였다. 신인 개그우먼으로서 ‘개그 콘서트’생활이 어떤지 물었다.“이수근, 김대희, 김준호 같은 대선배님들이 ‘보라야 , 보라야’ 라고 불러주시면 신기할 때가 많다”면서 “어릴적 거제도서 보던 개그맨들과 ‘개콘’ 무대 위에 서는 것만으로도 감격이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사실 그녀의 이력은 독특하면서도 화려하다. 신보라는 거제도 소녀다. 초,중,고를 모두 거제도에서 자라 서울 생활은 대학 입학하면서부터 시작했다. 초등학교, 중학교 전교 학생회장에 이어 고등학교 때 전교 부회장까지 지낸 화려한 리더십 이력도 눈에 띈다. 실력파 뮤지션 유희열의 6촌 지간도 화제가 된 데 이어 유명 음악감독 박칼린의 애제자로 통한다. 화려한 배경을 묻는 기자에게 그녀는 “전교회장이 됐던 것들은 (내가)재밌고 만만해서 됐던 것 같다”면서 “이런 배경들이 너무 어필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조심스러워했다.
2006년 경희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한 그녀가 2010년 공채 개그맨이 된 것에 주변 사람들은 적잖이 놀라워했다.
“어딜 가든 어렸을 적부터 남 웃기기 좋아하고 선생님 흉내 잘 내는 친구들이 있다. 그런 친구들 중 나도 한 사람이었다”라며 “어렸을 적부터 개그우먼에 대한 막연한 끌림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덧붙여 “개그우먼에 대한 진로고민은 취업걱정을 앞두고 찾아왔다. 4학년 1학기를 끝내고 내가 사회로 나가야 할 때가 오니까 진로문제가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왔다. 개그우먼의 길은 내가 진짜 뭘 해야 행복할까 고민한 결과”라며 학창시절을 회상했다.
그녀는 부모님과 친구들에게도 알리지 않고 개그맨 시험을 쳤다. 첫 시험에 합격한 것에 대해 소감을 묻자 “개그맨이라는 이 자리가 나에겐 한 번에 온 자리지만 여러번 도전 끝에 꿈을 이룬 동기들이나 다른 선배들을 보면 진짜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그녀의 표정이 어느 때보다도 진지했다. 그녀는 “동기들을 잘 만났다. 김영희, 이희경, 김기리, 김장군, 송영길, 신종령, 장기영, 정은선, 권미진, 정지민, 이성동까지 나를 비롯 모두 12명이다”며 한명, 한명 이름을 나열해 달라고 주문(?)까지 하는 동기애를 보였다.
“누군가가 물었다. 개그우먼으로 스스로가 왜 뽑힌 것 같냐고. 나란 아이는 어떤 애일까 PD선생님들께서 호기심이 가서 뽑으신 것 같다”면서 “항상 호기심이 가는 개그맨, 기대감을 주는 개그맨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신보라는 최근 ‘남자의 자격’합창단에 합류해 환상의 하모니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더 뚜렷하게 각인됐다. ‘남자의 자격’이 신보라에게 남긴 것에 대해 묻자 “세가지로 요약된다.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 그리고 진짜 하모니의 의미를 느꼈다”면서 “지금도 너무 보고 싶고 연락하고 지낸다 ”고 말한다. “내가 어디 가서 격투기 선수를 만나며 아나운서 언니를 만날 수 있을까, 예상치 못했던 사람들과의 만남이 좋다”는 그녀에게서 신인의 풋풋함이 느껴진다.
개그우먼 신보라의 꿈을 물었다. “인간적 매력이 있는 개그우먼, 유쾌한 사람이 되고 싶다. 지금은 내가 가지고 있는 끼를 보여주는 단계다. 내가 어떤 모습일지 아직도 궁금하다”며 활짝 웃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