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대만, 왜 한국에 화살 돌리나?

입력 2010-11-22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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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억울하게 메달 뺏겼으면 대회 보이콧했겠지...아무렇지도 않게 경기 나와서 잘만 뛰던 걸...”

21일 귀국길에 오른 한국 태권도 대표팀 관계자는 최근 대만 전역이 태권도 때문에 들끓고 있다는 사실이 이해가 안된다고 했다.

지난 17일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 여자 49㎏급에 출전한 대만 간판 선수 양수쥔이 실격당한 뒤 대만 언론과 정부가 나서서 ‘한국과 중국이 짜고 양수쥔을 실격시켰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작 광저우는 조용하다.

대만 태권도 선수단은 양수쥔이 실격당하던 현장에서 감독이 심판들에게 한참 항의하다 말았을 뿐 20일까지 모든 경기에 참가했다. 다른 종목에 출전한 대만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대개 종합경기대회에서 심판 판정 등에서 커다란 불이익을 받았다고 판단되면 해당 국가 올림픽위원회와 선수단 본부는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부당함을 알리고 시정이나 재발 방지 대책과 관계자 사과 등을 요구하거나 스포츠중재재판소(KAS) 제소 등으로 대응한다.

대만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억울하다’거나 ‘한국과 중국이 짜고 대만 금메달을 빼앗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만 정부도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려고 법적 절차를 진행할 로펌을 선임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이날 신화통신에 따르면 대만올림픽위원회도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공식 항의 서한을 보내긴 했지만, 그 이상의 대응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항의 서한 제출조차 OCA의 발표로 알려졌다.

OCA는 대만올림픽위원회 사무총장을 포함한 관계자들을 불러 진술을 들었고, 아시아태권도연맹(ATU)으로부터도 이번 사태의 진상에 대해 경위서를 제출받았다고 한다.

세계태권도연맹(WTF)과 아시아연맹, 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 등 관련 기구에서도 더는 이 사안에 대한 언급이 없다시피 하다.

다만 “대만이 속임수를 썼다”고 보도자료를 돌렸던 아시아연맹은 21일 “표현이 거칠었다”며 사과하는 성명을 냈을 뿐이다.

물론 이번 대회 태권도 경기가 열린 현장에서는 실격패에 대한 대만 측의 주장이 억지라는 반응이다.

양수쥔은 경기 전 1차 장비 검사를 받았다. 이때는 충격 전달 센서가 있는 패치가 규정대로 발등과 발바닥에만 붙어 있었다. 양수쥔은 이후 경기장에 들어서고 나서 주심에게 2차 검사도 받았다. 2차 검사 때는 주로 상체의 전자호구를 보고, 도복에 가려 발에 붙은 센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경기 시작 직전 대회 시스템 운영자가 양수쥔의 발뒤꿈치에 1차 검사 때는 없었던 패치가 붙어 있는 것을 발견해 주심에게 알렸다.

주심은 양수쥔에게 뒤꿈치 패치를 떼라고 지시하고 우선 경기를 진행했고, 경기감독위원회는 긴급회의를 열어 양수쥔이 앞서 있는 상황에서 실격패를 결정했다.

양수쥔이 의도적으로 속임수를 쓰려 했기 때문에 규정을 어겼다는 것이다.

경기 이틀 전인 지난 15일 열린 참가국 대표자 회의에서도 ‘부정하게 득점을 올리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적발 시 실격처리 한다’고 누누이 강조됐다고 한다.

게다가 대만 언론에서는 ‘한국이 대만 선수에게 불이익을 줬다’, ‘한국이 중국과 짰다’는 등의 보도를 했는데 한국은 양수쥔의 체급에 선수를 내보내지도 않았고, 해당 경기 심판진에도 한국인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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