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한국 남자 배구가 사우디아라비아를 제물 삼아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 준결승에 올라 ‘숙적’ 일본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신치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1일 광저우 중다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30점을 합작한 김요한(LIG손해보험·17점)과 문성민(현대캐피탈·13점)을 앞세워 사우디아라비아를 3-0(25-19 25-19 25-17)으로 완파했다.
예선부터 파죽의 6연승 행진으로 준결승에 안착한 한국은 중국을 3-0으로 꺾은 일본과 24일 결승 길목에서 맞붙는다.
한국은 이번 대회 8강 순위결정전에서 일본을 3-1로 누르고 최근 5연승을 달리는 등 역대 상대전적에서 65승44패로 앞서 있다.
지난 8월 아시아 예선에서도 일본을 두 번 모두 격파하고 내년 월드리그 국제대회 출전권을 따내기도 했다.
한국이 4강에서 일본을 물리치면 이란-카타르, 카자흐스탄-대만 승자와 금메달을 다툰다. 4강 상대인 일본과 중동의 ‘강호’ 이란이 한국의 3회 연속 우승 달성에 최대 걸림돌이다.
F조 순위결정전에서 일본, 카타르를 누르고 1위로 8강에 오른 한국은 E조 4위 사우디아라비아와 만나 초반에는 팽팽한 승부를 펼쳤지만 첫 세트를 25-19로 따내 기선을 잡았다.
문성민과 박철우(현대캐피탈)가 스파이크를 퍼붓고 센터 신영석(우리캐피탈·8점), 하현용(상무)이 블로킹 벽을 치는 한편 속공으로 허점을 노렸다.
2세트 들어 사우디아라비아의 반격에 휘말려 15-16으로 뒤졌으나 석진욱(삼성화재)의 직선 강타와 상대 범실 등을 묶어 연속 4점을 쓸어담아 19-16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한국은 여세를 몰아 2세트도 25-19로 이겼다.
한국은 3세트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8-7 상황에서 신영석이 득점 행진에 가세하며 연속 3점을 몰아쳐 11-7로 달아났고 18-14에서 김요한의 대각선 강타와 신영석의 블로킹으로 연속 두 점을 뽑아 사우디아라비아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예선에서 다소 부진했던 김요한이 최다인 17점을 사냥했고 ‘배구 도사’석진욱도 5점을 보탰다.
신치용 감독은 경기 후 “일본과 여러 차례 경기해 서로 잘 알기 때문에 특별히 전술적으로 준비할 것 많지 않다. 선수들의 정신자세와 집중력이 중요하고 서브 리시브가 안정돼야 일본을 꺾을 수 있다. 내일 하루 푹 쉬고 24일 경기를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이어 “예선에서 잘해줬던 박철우와 문성민의 컨디션이 다소 떨어져 있다. 공격을 책임지는 둘이 어느 정도 해주느냐가 승부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