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장마술 2관왕 황영식 알고보니 승마장집 아들

입력 2010-11-1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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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광저우=연합뉴스
“승마장집 아들이 아시아를 제패했네”

승마 대표팀 막내 황영식(20·한양대)이 17일 중국 광저우 승마경기장에서 열린 마장마술 개인전 결선에서 74.90%로 출전 선수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대회 2관왕에 올랐다.

황영식은 경기가 끝난 후 “아버지가 승마장을 안 하셨다면 오늘날의 저는 없었겠죠”라며 아버지 황호석(51)에게 가장 먼저 영광을 돌렸다.

그는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이제는 올림픽 무대에 나가서 꼭 좋은 연기를 펼쳐보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다.

아버지 황씨는 그가 여섯 살 되던 해부터 경기도 오산에서 승마장을 운영했다. 그 덕택에 황영식은 자연스럽게 승마를 시작할 수 있었다.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실력도 일취월장했다. 특히 오산고등학교 시절에는 출전한 수십 개의 대회에서 우승을 독차지했다.

하지만 베테랑들이 많은 승마 대표팀에 선발되는 일은 쉽지 않았다. 2008년부터 잠시 태극마크를 달기는 했지만 국제대회에 출전하지는 못했다.

황영식은 어떻게든 쟁쟁한 선배들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고자 고교 3학년 때부터 독일을 오가며 훈련했다.

그는 “말도 안 통하고 외로웠지만 아시안게임에 나가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했다”면서 “승마를 정말 좋아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결국 황영식은 지난 7월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 한국 마장마술의 간판 최준상(32.KRA승마단)에 이어 2위에 올랐고, 처음 나온 국제 대회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하는 ‘사고’를 쳤다. 단체전에서도 23명의 출전 선수 중 가장 높은 점수를 올렸고, 개인전에서도 예선과 결선에서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아시안게임에서 3회 연속 2관왕을 노리던 ‘에이스’ 최준상을 제치고 새로운 1인자로 등극한 것이다.

이날 경기에 대해 황영식은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않았지만 제 말의 컨디션이 좋아 자신이 있었다”면서 “다음에도 (최)준상 형을 이겨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황영식은 “준상이 형은 제가 정말 존경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형”이라면서 “이제 라이벌이 됐으니 다음 아시안게임에도 같이 나가서 한국 승마를 발전시키고 싶다”는 바람을 동시에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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