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내년 1분기까지 본계약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현대건설 채권단은 16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현대건설 매각을 위한 본입찰 심사한 결과, 현대그룹컨소시엄을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외환은행 김효상 여신관리본부장은 “이번 입찰에서 특별히 공정하고 객관적인 관점에서 마련된 평가 기준에 따라 수십명의 평가단을 구성했다”며 “심도있게 평가한 결과, 현대그룹 컨소시엄을 최종 우선협상대상장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입찰가격 등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채권단은 이달 중에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그룹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내년 1분기까지 본계약 등 현대건설 매각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채권단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때 가격부문을 가장 중요한 평가요소로 꼽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대그룹이 현대기아차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했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등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입찰 가격으로 4조8000억원대를 제시했으며 현대차그룹은 4조3000억원대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비가격요인의 우세에도 불구하고 가격부문에서 5000억원 가량 차이가 나면서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시게 됐다.
현대그룹은 애초 컨소시엄에 참여하기로 했던 독일 엔지니어링기업 M+W그룹이 막판에 참여를 철회하면서 자금 조달에 차질이 우려됐으나 동양종합금융증권을 재무적 투자자로 추가로 끌어들였다. 또 비가격 요소와 관련, 일각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자금조달 계획 및 능력 등에 대한 자료도 충실하게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대그룹이 약속한 인수대금을 제때 낼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 봐야 된다는 지적이다. 현대그룹은 해외투자자를 비롯해 자산 매각과 유동화, 유상증자 등을 통해 인수자금 대부분을 금융권에서 마련하겠다는 내용의 자금증빙서를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채권단 안팎에서는 현대그룹이 인수 대금을 제때 조달할 지 여부를 두고 봐야 된다는 기류도 흐르고 있다.
또한 현대그룹의 인수를 반대하는 현대건설 노조의 반대 등으로 인수 및 실사 작업이 순탄하게 이뤄질 지 여부도 관심사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예비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