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43개 보고서 '매도'의견은 11건...전체 0.14% 불과
기업과 투자자들의 반발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은 인정하지만 증권산업의 한단계 도약을 위해서는 소위 용기 있는 '매도' 보고서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많다.
증권사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기업보고서를 제출한 총 36개의 증권사가 시장에 내놓은 보고서의 투자의견은 '매수' 비중이 거의 절대적이다.
이런 사실은 올 들어 11월 10일까지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이 투자의견을 명시한 총 7543건의 보고서에 대한 분석 결과 명확해 진다.
전체 보고서에서 매수(6464건), Trading Buy(단기매수, 79건), Outperform(목표가 상향, 73건), 강력매수(73건), 적극매수(39건), 매수유지(5건)등의 용어를 빌려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한 보고서가 총 6733건으로 전체의 89.2%다.
이밖에 실질적인 투자의견 '중립'인 Marketperform(시장수익률)과 '보유' 의견이 각각 101건(1.3%)과 698건(9.3%)이다.
반면 '매도' 의견으로 볼 수 있는 Reduce(비중축소, 7건), Underperform(시장수익률 하회, 4건)은 전체의 0.14%에 불과했다.
적극매수는 향후 6개월간 시장대비 30% 이상의 초과수익이 예상되는 경우일 때 쓰이며, 매수는 향후 6개월간 시장대비 10~30% 이내의 초과수익이 예상되는 경우에 투자의견으로 사용한다.
Marketperform(시장수익률)은 해당 종목의 주가가 향후 6개월간 전체 시장대비 -10%~10% 이내의 등락이 예상되는 경우를 말한다.
반면 Underperform(시장수익률 하회)는 향후 6개월간 시장대비 10% 이상의 주가하락이 예상되는 경우일 때 쓰이는데 주가가 더 떨어질 것이니 매도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한편 올해 들어 11월 10일까지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 36곳 가운데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에 대해 실질적인 매도 의견을 단 1건이라도 제시한 곳은 KTB투자증권, 동부증권, 메리츠종금증권등 3개사에 불과하다.
총 11건으로 KTB투자증권(6건)이 가장 많았고 이어 동부증권(4건), 메리츠종금증권(1건) 순이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연구원은 "매수만 있고 매도가 사라진 기업 리서치는 분명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하지만 투자자나 해당 기업의 격앙된 반응을 무시하기 쉽지 않다"는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특히 기업 IR담당자와의 관계가 시들해 지면 정보력에서 뒤질 수밖에 없는데 이것은 해당 애널리스트의 정보력과 경쟁력 부재로 인식되는 만큼 피하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