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분쟁 진정,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 등 요인
한국은행이 넉달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그동안 금통위의 운신 폭을 제한했던 환율분쟁이 다소 진정된데다 소비자물가 상승을 언제까지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16일 금통위 본회의를 열고 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연 2.50%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금통위가 지난 7월 2.00%의 기준금리를 2.25%로 전격 인상한 뒤 4개월만이다.
이번 금리인상은 예상된 결과다. 이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끝난데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환율분쟁을 종식시킬 구체적인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지만 한국을 포함해 신흥시장국들이 거시 건전성 제고를 위해 급격한 자본유출입을 제한할 근거를 마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그간 2%대 중반을 기록하던 소비자물가는 지난 9월 한은의 중기 물가안정목표(3.0±1%)의 중심인 3.0%를 가볍게 돌파한 뒤 지난달에는 4.1%로 치솟아 물가안정목표의 상단(4.0%)마저 뚫은 것도 이번 금리 인상의 주요 요인이다. 채소값 폭등에 따른 일시적 충격이 컸지만, 물가에 대한 눈높이가 한번 높아진 이상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잡기 위해서라는 것. 실제 한은이 지난달 중순 전국 2200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소비자들은 향후 1년간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을 연평균 3.4%로 내다봤다. 이 같은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물가가 워낙 위험수준까지 올라왔기 때 문에 이달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며 “다만 각종 경제지표를 볼 때 추가 인상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한은은 중소기업 지원용 자금인 총액한도대출 금리는 현 수준인 연 1.25%로 유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