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매물 없고 중대형 매매 '꿈틀'

입력 2010-11-15 11:18수정 2010-11-1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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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평대 아파트 급매물 위주 거래성사...서울까지 강세 목동 5000만원 오르기도

지난 주말. TV 화면에 저녁뉴스가 방송되고 있는 늦은 시간임에도 분당 서현동 Y공인중개사 박모(48)사장은 아파트 계약 손님과 밀려드는 문의전화로 여전히 ‘퇴근 전’이다. 추석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매수세가 없어 고민했던 박 사장은 지난달부터 저녁 6시를 넘긴 시간까지 가게문을 열어 놓은 횟수가 부쩍 늘었다.

한산할 것으로 생각했던 이 지역 중개업소 상황은 다소 의외였다. 30여분을 기다린 끝에 그와 인터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매수문의가 이어졌다.

이날도 중대형 아파트 한건을 계약했다는 박 사장은 “한달전부터 바빠지기 시작했다. 전세·매매 보러오는 손님들이 부쩍늘었다”며 “소형 매물은 아예 찾기 힘들다. 30~40평대 중대형 아파트도 급매물이 소진되고 있고 조금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과 인터뷰하는 동안에도 매매가격을 묻는 전화벨이 간간이 울려댔다. 박 사장은 “한동안 전·월세계약이나 하면서 사무실 운영비 정도만 벌 수 있었다”고 말한 뒤 “매매거래가 재개된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고 미소를 머금었다.

분당신도시 중대형 아파트 시장의 회복 조짐이 나타난 것은 지난달 초부터다. 최근 서현동 삼성한신시범단지 108㎡형은 6억~6억1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10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이 아파트 값은 5억6000만~5억7000만원선에 가격대가 형성돼 있었다. 5억원 초반대였던 한양시범단지 111㎡도 지금은 5억7000만원까지 시세가 치솟았다. 분당 역세권 일부 단지에서 급매물을 중심으로 매물이 소진되며 중대형 가격을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판교신도시 상황은 더 호전됐다. 지난 추석 이전만 해도 소형아파트 한건 거래하기 힘들었던 이 곳에서도 급매물 위주의 중대형 거래가 재개된 것. 2~3주 전 판교 백현동에 위치한 S공인중개소를 찾았을 때만 하더라도 “최악이다”라고 말했던 중개업소 사장은 “최근들어 부쩍 손님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싸게 나와도 거래가 안되던 중대형이 최근에는 급매물 위주로 팔린다”며 “가격도 올라서 백현마을9단지 125㎡(37평형)이 9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정도를 시세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한달전 시세가 9억원 정도였다고 하니 한달새 수천만원이 오른 것이다.

최근 중소형 아파트 위주로 가격이 살아난 용인도 죽전이나 상현동, 동천동 등 일부단지를 중심으로 중대형 아파트값 상승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지난달 초부터 거래가 이뤄지기 시작하면서 급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죽전동 T공인 윤모(58) 사장은 “앞으로도 가격이 더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한달새 수천만원 오른 건 맞다. 하지만 집주인들이 생각하는 집값에 비하면 최근 매매가 상승은 바닥권에서 조금 오른 것 뿐이다”고 말했다.

중대형 아파트값 강세는 수도권에서 서울로 번지고 있다. 특히 목동지역의 상승이 심상치 않다.

실제로 현대하이페리온 1차 128㎡의 경우 시세가 한달새 5000만원이 뛰었다. 대형평형이 많은 신시가지 아파트도 상승기류다. 30평형대 1단지 중대형이 9억원대로 주저 앉아 있었지만 최근에는 호가 10억원을 넘는 매물이 등장하고 있다.

목동 신시가지 내 D공인 양모(50) 사장은 “집을 팔고 잠실이나 개포동으로 가는 수요도 있지만 단지내에서 움직이는 사람들도 많다”며 “중대형으로 갈아타려는 수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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