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는 레드오션...이머징 마켓 눈돌려야
이머징마켓(emerging market), 말 그대로 ‘떠오르는 시장’이라는 뜻이다. 이는 자본시장 부분에서 새롭게 급부상하는 시장으로 해당 국가의 경제력이 급성장하고 있는 나라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금융사들이 원하는 이머징마켓은 어디일까. 바로 '아시아시장'이다. 중국이 미국에 견줄만큼 엄청난 경제성장을 일궈 냈으며 인도 등 새로운 시장도 탈 아시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금융사들은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IB(투자은행)를 만들기 위해 너도나도 아시아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금융사들은 대부분 홍콩과 베트남, 중국 등 한정된 아시아지역에만 진출하고 있는 상황으로 이미 이 지역들은 '레드오션'이 되어버려 국내 금융사들은 '블루오션' 지역으로의 진출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난 6월말 현재 은행, 증권, 보험, 자산운용, 여신전문사 등 국내 금융사의 해외점포 319개 가운데 18%에 해당하는 57개가 중국에 설립돼 있다. 총 34개국에 퍼져 있는 해외점포 5~6개 중 1개꼴이 중국에 있다는 얘기다.
해외점포가 중국 다음으로 많은 곳은 49개가 있는 미국이었으며 베트남 38개, 홍콩 37개, 일본 25개, 영국 22개, 싱가포르 14개, 인도네시아 9개 등 순이었다. 이처럼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진출이 아시아 몇몇 지역에 한정 되다보니 해외에서도 국내 금융사들끼리 경쟁하는 형식이 되어 버렸다.
금융연구원 한 관계자는 "국내 금융사들은 진출 전략 면에서 현지화미흡, 특정국가로 쏠림현상, 업종선택의 단순성, 지역연구 부족 등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융사들의 쏠림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이유는 신흥국가들은 자국 금융업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대대적인 자격제도 정비와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실전감각이 뛰어난 금융전문인력을 적극 양성하고 아시아 등 지역시장 네트워크 구축 등으로 글로벌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권 한 고위관계자는 “이제 국내 금융사들은 무작정 아시아시장에 진출하기 보단 아시아시장에서의 IB 비즈니스 역량을 제고해야 한다”며 “틈새시장 기회포착을 위해 아시아 지역 IB 또는 글로벌 IB와의 전략적 제휴, 전문인력 적극적 영입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특히 국제적인 안목과 경험을 가진 젊은 인력을 양성하는 데 보다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해야 할 사업을 급박하게 시행하다 보니 실적이 오히려 나빠지고 있다”며 “일본, 독일처럼 직종별ㆍ직무별 맞춤형 인력 양성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