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KB국민은행 민병덕 행장의 성과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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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다른 은행에 비해 실적이 나쁘다는 점과 희망퇴직 등으로 인한 경비지출로 단기실적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점은 민 행장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난 7월 29일 취임한 민 행장은 오는 5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민 행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 8월3일 상품그룹 등 3개 그룹을 폐지하고 신탁·연금본부 등 6개 본부와 9개 부서를 축소하는 등 대폭적인 조직개편에 나섰다.
더불어 고객중심의 시장친화적 영업중심 조직 설계를 위해 상품개발 조직과 판매채널을 통합하고 전략그룹과 재무관리그룹을 통합하는 등 기존‘13개그룹 20본부 66부 2실’을 ‘10그룹 14본부 57부 2실’로 개편했다.
지난달에는 희망퇴직을 실시해 3200여명의 인력을 줄였다. 희망퇴직 관련 비용이 68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비용 감축 효과가 있을 것으로 은행측은 기대하고 있다. 특히 느슨했던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은행권 관계자는 “민 행장이 짧은 시간 내 본부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체질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고 말했다.
변화하는 금융 환경에 맞게 민 행장이 취임 후 야심차게 내놓은 △KB와이즈(Wise) 플랜 적금앤펀드 △KB국민 업(UP)정기예금 △KB와이즈 외화정기예금 △KB 스마트스타폰 적금·예금 등 다양한 신상품도 눈에 띈다.
KB 와이즈플랜 적금앤드펀드는 금융시장 변화에 따라 적금과 펀드 투자비율이 자동 조정되는 점이 고객의 관심을 끌면서 8월 16일 출시된 뒤 4일만에 10만계좌를 돌파한 데 이어 이달 1일 현재 34만6951계좌, 3604억원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아울러 민 행장은 이달 중순부터 한 달간 전국 영업점 직원 3000여 명을 대상으로 최고경영자(CEO) 전국순회 커뮤니케이션'을 가지기로 하는 등 직원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다른 은행에 비해 실적이 나쁘다는 점은 민 행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국민은행은 2분기에 346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3분기에도 56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이는 신한은행의 4859억원(3분기 기준)에 비해 8분의 1 에도 못 미치는 것이며 우리은행(4366억원), 기업은행(3647억원), 하나은행(2665억원) 등 시중은행들과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경영효율성 지표인 영업이익경비율(CIR)이 올해 1~9월 48.2%로 신한은행의 37.0%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높은 점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한편 민 행장은 지난 1일 통합 KB국민은행 9주년 기념식에서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조직으로의 빠른 재편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가야 한다”면서 “진정한 리딩뱅크로서의 입지회복을 위해 영업력 강화에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