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다시 '6시그마' 경영

입력 2010-11-03 11:33수정 2010-11-0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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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개편 윤곽...품질·R&D로 승부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의 경영철학을 담은 조직 개편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조직 개편의 주요 내용이 ‘품질과 연구·개발(R&D)’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결국 전자산업의 기본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전자산업의 필수요건인 R&D 투자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최고경영자 직속의 ‘6시그마 추진팀’을 신설한다. ‘6시그마’란 품질혁신과 소비자 만족을 위해 전사적으로 시행하는 기업경영 전략을 말하는 것으로 지난 1996년 김쌍수 부회장이 최초로 도입한 바 있다.

후임인 남용 부회장이 자율적 혁신활동을 강조하면서 6시그마 활동은 도태됐지만 이번에 다시 부활하게 됐다.

이처럼 구 부회장이 과거로 돌아가는 경영전략을 수립하게 된 것은 B2C 산업의 기본은 소비자 만족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비자들의 수준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 제품 선택의 기준이 가격보다는 품질로 옮겨지고 있다. 따라서 품질이 좋지 않으면 소비자들에게 금방 외면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실제로 스마트폰 사업에 뒤늦게 뛰어든 LG전자의 경우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이나 삼성전자의 ‘갤럭시S’보다 품질면에서 탁월한 점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 온 것이 사실이다.

이같은 지적에 자극을 받아서였을까. 구 부회장은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는 MC사업본부에 품질경영담당을 신설했다.

회사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휴대전화 제품 역량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으로 보면 된다”며 “급변하는 휴대전화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체제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구 부회장은 당초 예상대로 ‘R&D 강화’ 전략을 구체화했다. 구 부회장은 과거 외환위기 이후 LCD 시장 전망이 불투명할 때에도 세계 최초로 4,5,6,7세대 투자를 단행해 업계 수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구 부회장은 취임 일성에서 제시한 5가지 중점 추진사항 중에서도 투자를 가장 먼저 꼽았다. 그는 “장기적 관점의 미래투자를 강화하겠다”며 “어떤 경우라도 미래를 위한 투자는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이에 따라 MC연구소에 지역별로 특화된 제품을 신속하게 개발하기 위한 제품개발담당을 두기로 하고, 산하에 지역별 개발실도 신설키로 했다.

LG전자 MC사업본부의 한 연구원은 “그동안 미진했던 R&D 부문에 대한 회사차원의 역량강화는 고무적인 일”이라며 “연구직 종사자들은 부담감과 함께 자긍심을 함께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해외 R&D 담당도 신설하고 제품개발담당과는 별도로 제품기술담당 임원도 선임하는 등 ‘R&D 투자 확대를 통한 품질 강화’를 공식화했다.

결국 위기에 빠진 LG전자를 추스리고 ‘1등 LG’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 구 부회장의 판단이다.

구 부회장은 또 CEO 직속으로 혁신팀을 신설해 전사 차원의 혁신과제 발굴과 실행, 우수사례 확산업무를 담당토록 할 예정이다. 자회사인 LG디스플레이와의 협업 강화를 위해 조직개편과 함께 일부 임원들을 LG디스플레이로부터 영입하는 인사조치도 단행했다.

또 HE사업본부도 조만간 조직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며, 조직개편의 큰 방향은 품질과 R&D 강화에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신설된 CEO 직속의 혁신팀과 6시그마팀의 경우 조직구성이 완료돼 내년도 사업계획이 완료되고, 이르면 연말부터 활동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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