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법인세 인하 예정대로 해야"

입력 2010-11-0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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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근 대한상의 부회장, 경제계 입장 표명

경제계가 ‘정책일관성 훼손’을 주장하며 법인세와 소득세 인하방침 유지를 강력히 요구했다.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2일 대한상의회관에서 출입기자들을 만나 “최근의 감세정책 논란은 우리사회의 반기업 정서를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며 “기업감세가 부자감세는 아닌데 마치 부자감세처럼 인식돼 기업인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감세는 기업경쟁력 제고를 통해 국민전체의 소득수준을 높이는 정책수단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법인세 인하 철회논란에 대해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는 2008년말 법 개정을 통해 2010년부터 시행키로 했던 것을 지난해 말 국회에서 2년간 유예한 것”이라며 “조세정책마저 정치논리에 입각한 포퓰리즘에 휘둘리고 정책일관성이 없다면 경제계는 매우 어려운 국면에 직면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제로 우리나라 법인세율 24.2%(지방세 포함)는 대만 및 싱가포르 17%, 홍콩 16.5% 등 주요 경쟁국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특히 대만은 정부와 국회가 힘을 합쳐 법인세율을 25%에서 17%로 인하했을 뿐 아니라 지난해 상속ㆍ증여세율 50%를 5분의 1로 줄였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상속세 논란에 대해서도 “우리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로 일본과 함께 가장 높고 최대주주 할증평가까지 감안하면 최고 65%에 이른다”며 “높은 상속세 부담은 기업가 정신을 감퇴시키고 중소기업의 가업승계를 어렵게 한다”고 언급했다.

또 “자본이동이 자유로운 시대에는 국부의 해외유출까지 야기시킬 수 있어 대만의 상속세 대폭 인하사례는 반드시 눈여겨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나라들이 기업의욕을 높이기 위해 상속세를 폐지하거나 세부담을 낮추는 추세인데도 국민정서상 상속세율을 인하하자는 말조차 꺼내기 어렵다”면서 “이제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관련 법안에 대한 각계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올해로 폐지를 발표한 ‘임시투자세액공제 제도 폐지’에 대해서는 “당장 내년부터 폐지되면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시점에서 투자위축을 가져와 경제에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실제로 상의가 최근 전국 제조업체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전체의 84.7%가 이 제도 폐지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나타낸 바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이 부회장은 검찰의 기업수사와 일본기업 유치, 경제 5단체 10대 핵심법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먼저 “기업에 대한 검찰수사가 계속 확대되면 언제 어떻게 수사대상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확산될 것”이라며 “최근 환율과 원자재가 불안, 경제성장율 둔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기업수사가 경영의 새로운 불안요인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수사를 받는 기업은 수사를 받는다는 사실 만으로 기업이미지 훼손과 신용도 하락은 물론 신규거래, 계약에도 큰 타격을 받게 된다”면서 “수사가 장기화되거나 다른 기업들에게까지 계속 확대되면 기업활동이 전반적으로 위축될 것이며 경제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최근 엔고 직격탄을 맞아 일본을 떠나고 있는 일본 기업을 우리가 유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이 부회장은 “최근 엔화절상으로 일본 유수의 기업들이 자국을 떠나 해외 생산시설을 늘려나가고 있다”면서 “엔고시대에 일본 관광객 특수만을 기대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직접 나서 일본기업을 데리고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우리의 노사여건이 과거에 비해 상당히 안정돼 있고 각종 외국인 유인책이 늘고 있어 지금이야 말로 일본 투자유치의 호기”라며 앞으로 대한상의는 투자유치를 위한 설명회(IR) 개최 등의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경제5단체가 국회 계류중인 법안에 대해 경제계 의견을 작성해 2일 건의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최근 경제5단체가 모여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켜 주어야 할 10대 핵심법안을 선정해 정치권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경제계가 조속한 통과를 요청한 법안에는 이 부회장이 언급한 △EU, 미국 FTA 비준동의안 △상속ㆍ증여세법 개정안 △중견기업 육성 관련 법안 △융합산업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법안 △지식재산을 미래성장동력으로 보호ㆍ육성하기 위한 법안 △조선해양산업진흥법 제정안 △분양가 상한제 및 리모델링 증축기준을 완화하는 법안 △원격진료를 허용하고 의료법인의 부대사업범위를 확대하는 의료법 개정안 △해외공장의 국내지방 이전을 유도하기 위한 세제혜택 법안 △G20 정상회의 성공개최를 위한 야간 옥외집회 금지 법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부회장은 “경제5단체는 10대 핵심법안과 더불어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81개 법률안을 검토해 조속통과대상 법률안 29건, 수정통과대상 9건, 입법유보 43건으로 분류했다”며 “기업활동에 부담을 주는 내용을 담은 법률안들은 수정ㆍ보완을 거쳐 처리해 줄 것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건의문은 상법 개정안에 대해 “적대적 M&A 방어를 위한 포이즌필 제도 도입은 시급하지만 발동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해 주총특별결의와 이사회특별결의 대신 선진국처럼 이사회 결의만으로 가능토록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60세 이상 고령자의 최저임금을 낮추고 지역별 최저임금제를 도입하도록 한 조항은 필요하지만 도급업체에게 수급업체의 최저임금 부담을 전가하도록 규정한 조항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기간제근로자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비정규직보호법에 대해서도 기간제한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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