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성장동력 ‘철도’에 과감한 투자를”

입력 2010-11-0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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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최성규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원장

브라질 고속철도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한국 컨소시엄의 사업 수주 여부가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브라질 고속철은 약 520㎞ 구간에, 최고 시속 300㎞ 이상의 철도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총 공사비가 200억달러(약 24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이 사업의 수주는 곧 세계적 화두인 철도 건설시장을 선점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철도건설이 원전 수출을 능가할 만한 효자 수입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 컨소시엄의 수주 가능성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년 동안 꾸준한 노력으로 각종 입찰 조건과 차량 방식, 사업 내용 등을 꾸준히 조율해온 까닭이다. 그 중심에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있었다.최성규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원장에게서 브라질 고속철도 사업이 갖는 의의, 고속철도 산업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과제를 들어봤다.

-브라질 고속철도 건설 사업자 선정이 바짝 다가오면서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사업의 수주가 갖는 의미는.

▲브라질 고속철도 프로젝트는 리우데자네이루-상파울루-캄피나스 지역을 연결하는 총 연장 52㎞, 한화 약 24조원 규모의 대형 국책사업으로 세계의 철도 선진국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브라질 고속철도 수주는 원천기술이 없던 국내 환경을 극복하고 우리 고유의 첨단기술로 세계 시장을 진출한다는데 매우 큰 의의가 있습니다. 이 사업 성공 여하에 따라 미국, 러시아, 베트남 등 차기 고속철도 신규 사업 수주에도 많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일반 철도를 고속화하는 230km/h급 틸팅열차를 비롯해 도시철도, 경량전철, 트램 등 각종 도시철도 시스템, 주요 역세권 개발 등 고속철도 이후에 진행될 다양한 후속 사업 진출에도 우위의 위치에서 진출할 수 있는 강점을 갖게 됩니다.

-그동안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브라질 고속철도 사업 수주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2006년부터 철도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비행기로 30여 시간이 소요되는 한-브라질 양국을 40여회 이상 오가며 기반을 구축해 왔습니다. 지속적으로 세미나를 개최해 우리 기술력을 알리고 브라질 철도 현황을 공유하며 기술지원과 교류를 해왔습니다. 또 브라질 주정부 및 지방정부, 철도관계자, 투자자, 언론까지 각 계 각 층을 초청해 고속철도에 대해 잘 모르고 있던 브라질 정부가 고속철도 전략을 수립하고 사업계획을 작성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했습니다. 가장 오랫동안 가장 돈독한 신뢰를 구축해 온 셈입니다. 현재 11월 말 사업제안서 제출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프랑스, 독일, 일본 등 고속철도 선진국들과 당당히 겨룰 수 있는 원동력은.

▲브라질 고속철도 사업의 사례와 같이 해외 고속철도 사업 진출을 위해 철도연은 가장 먼저 진출을 해서 우리나라가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왔습니다. 이후에는 산업체가 주도하는 사업 추진단이 만들어져 해당 시장을 공략할 수 있도록 연구원이 다양한 방법의 지원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사업이 성공하면 연구원은 기술이전과 지원, 교육 등을 담당할 것입니다. 이렇게 철도 선진국이 하지 못했던 역발상을 통해 기술교류 등 다양한 협력활동으로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며 우리의 장점을 알리는 역할이 중요합니다. 브라질 고속철도사업이 성공한다면 이제 한국 철도도 선진 수준에 들어섰음을 모두가 인정할 것이고, 다음 기회에는 좀 더 나은 위치에서 접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 있어 어려운 점이 있다면.

▲산업을 2배 키우려면 R&D를 4배로 키워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철도기술을 위한 지속적이고 과감한 투자야말로 우리 철도기술의 경쟁력 강화에 가장 필요한 부분입니다. 지난 3월 개통한 KTX-산천을 상용화하기까지 1996년부터 11년이라는 기술개발 및 시운전을 통한 안정화 기간이 있었습니다. 철도기술은 차량, 기계, 궤도, 토목, 전기전자, 신호 등 모든 공학분야가 총망라된 분야로서 기술적으로 매우 복잡합니다. 또한 시험운행 등을 통해 충분한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해야 하는 대형 시스템 기술이기 때문에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투자가 필요합니다.

-앞으로 해외 철도 건설이 한국 건설업계의 ‘황금 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을지.

▲전 세계 철도 시장 규모는 2009년 기준 197조원 정도 됩니다. 향후 10년간 성장률을 연평균 4~5% 정도 예상하고 있고, 전체 규모를 약 2000조원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출처 : 독일 SCI Verkehr GmbH) 현재 우리나라의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원전 시장의 규모가 향후 30년간 1200조원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술력이 이미 해외에서 상당히 인정을 받고 있는 만큼 철도분야야 말로 우리나라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이상혁 기자 dani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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