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대손비용이 기업 구조조정과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등으로 지난해에 이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손비용 이란 대손충당금과 지급보증충당금 등 충당금 전입액과 대출채권 매각손실 등을 합친 비용을 말한다.
금융감독원은 1일 국내은행 대손비용이 올 1월부터 9월까지 11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조5000억원)보다 2조1000억원(21.9%) 증가했다고 밝혔다. 3분기 국내은행 대손비용도 3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9000억원)보다 1조5000억원(44.1%) 크게 늘어났다.
이는 기업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된 기업여신과 건설, 부동산 경기가 침체에 따른 부동산PF 대출 등의 충당금 적립을 강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기업 구조조정은 국내은행의 이자이익도 감소시켰는데 3분기 이자이익은 9조1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000억원(1.9%) 줄었다. 지난 6월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된 기업들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채권행사가 유예돼 이자수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기업 구조조정이 지속되고 부동산과 건설 경기가 침체되면서 국내은행들의 수익성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국내은행들의 수익구조도 유가증권 처분으로 이익을 보는 등 다소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1월~9월까지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이 27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2조9000억원)보다 21.3%(4조9000억원) 증가한 것에 비해 비이자이익은 6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조6000억원)보다 37.5%(1조7000억원)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국내은행들이 워크아웃 방안 등으로 출자전환을 진행한 기업들의 주식을 매각하고 증권시장이 지난해부터 호전되는 등으로 유가증권처분이익이 1월~9월 3조9000억원에 달했으며, 이를 포함한 유가증권 관련이익이 4조3000억원 발생한 덕분이었다.
금감원은 향후 중소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건설, 부동산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어 국내은행의 자산건전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은행들이 잠재부실을 조기에 인식하고 부실채권을 신속하게 정리하고 있어 올해 안으로 수익성이 크게 호전된다고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감원은 국내은행의 잠재 위험요인을 면밀히 점검하고 자산건전성 분류기준을 엄정하게 적용하는 등 재무건전성 악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구조조정 기업과 부동산 PF 대출 등의 부실을 신속히 털어내기 위해 은행들이 자체 수립한 부실채권 정리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토록 독려할 계획이다.
하지만 1~9월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5조5000억원)보다 1조9000억원(34.2%) 늘어난 7조3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국내은행 수익성은 금융위기의 영향을 크게 받은 지난해보다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은행들의 생산성 향상과 경영 효율화를 통해 내실있게 운영되도록 지속적으로 유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