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검사 방해 변호사 징계요구 정당

검사 업무를 방해한 기업 소속 변호사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징계를 요구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는 삼성생명에서 법률자문을 하다 최근 퇴직한 A 변호사가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낸 징계조치요구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금감원 검사원이 삼성생명의 PC에 있는 자료 열람을 요구한 것은 정당한 자료제출 요구로 영장주의에 반하는 불법 압수ㆍ수색으로 볼 수 없어 삼성 측은 이에 응할 법률상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A 변호사가 자신의 신분과 소속을 밝히지 않은 채 삼성생명 직원에게 열람 거부를 권고하는 수준을 넘어 폭언한 것은 정당한 행위의 범주를 벗어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업법 등은 보험사 직원이 사직 또는 사임을 한 뒤 문책 요구를 받으면 사직 또는 사임 때부터 3년간 보험회사의 임원이 되지 못하게 규정하고 있어 판결이 확정되면 A 변호사는 업계의 임원으로 활동하는데 제한을 받을 전망이다.

금감원이 지난해 삼성생명 정기검사시 세부 자료를 요청했으나 회사측은 문건을 모두 폐기했다고 답해 금감원은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검사원을 파견해 자료 열람을 요구, 법률지원 요청을 받은 A 변호사가 열람을 무산시켰다.

이후 A 변호사는 삼성생명에서 퇴직했지만 금감원이 검사 방해를 이유로 자신에 대해 감봉 3개월 상당의 조치를 인사기록부에 기재해 유지하라고 회사측에 요구하자 `불법적인 압수수색을 저지하려는 조치였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