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藥일까 毒일까

입력 2010-10-2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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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태블릿PC에 넷북ㆍ노트북 소비 감소

스마트폰은 뒤늦게 출시 매출 효과 '톡톡'

기아차 신차 출시에 반응 좋아

제조기업이 신제품을 출시할 때는 매출 증대를 기대한다. 기술의 진보가 빠른 만큼 이에 발 맞추는 제품을 시장에 내놓지 못할 경우 도태될 수도 있다. 하지만 신제품 출시가 늘 긍정적인 효과 만을 내지는 않는다. 각고 끝에 내놓은 신상품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는 경우는 물론, 공급이 충분치 않거나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출시될 경우 현재 일어날 수요를 미래의 대기 수요로 바꾸기도 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자업체들은 3분기 동안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었다.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1821억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75%나 급감했다. 3분기 실적을 29일 발표하는 삼성전자도 액정표시장치(LCD), 반도체 분야에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다음달 11일 미국 1위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와이어리스을 통해 출시하기로 한 7인치 크기의 태블릿PC인 갤럭시탭.(삼성전자)
이들 부문의 실적이 신통치 못한 것은 글로벌 경기의 회복세가 느리게 진행되면서 소비가 부진한 탓도 있지만 올 상반기부터 본격 출시된 LED TV와 태블릿PC가 오히려 소비를 줄인 영향도 있는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초기에 LED TV가 시장에 나왔을 때는 시장의 기대치가 컸지만 기존 제품 대비 50% 이상 가격이 높아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소비자들이 LED TV의 가격하락 시기를 저울질 하면서 현재의 소비를 뒤로 미루고 있다는 분석이다.

태블릿PC의 출시도 넷북과 노트북의 수요 감소를 가져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태블릿PC의 단말 공급은 원활하지 못해 이를 통해 매출 증대가 기업에 연결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탭을 11월 미국에서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LG전자는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21일 3분기 실적 발표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현상에 대해)시장이 꼬인 측면이 있다”며 영업이익이 급감한 이유를 설명했다. 신제품이 전자업계에 약이 아닌 독으로 작용한 것이다.

그렇다고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지 않으면 기업의 도태를 불러올 수도 있어 기업의 고민은 깊어진다. LG전자는 지난 2분기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부는 적자를 냈고 강세를 보였던 TV 부문도 휘청거렸다. 매출액은 14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보다 73.8%가 준 126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MC 사업부는 119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LG전자가 시장에 제 때 스마트폰을 내놓지 못한 결과다. 결국 수장까지 교체되는 상황까지 내몰렸다. LG전자는 지난 4일 KT를 통해 스마트폰 옵티머스원을 출시하며 명예회복을 꾀하고 있다.

LG전자는 옵티머스원의 하루 평균 판매량이 2000~3000대에 달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LG전자는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을 통해서도 옵티머스원을 출시할 계획이어서 판매량은 늘어날 전망이다. LG전자는 옵티머스원의 판매량이 11월부터 하루 1만 대가량 팔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기아자동차는 올해 신차 출시가 시장의 좋은 반응을 얻으며 매출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해 11월부터 신차 K7의 본격적인 시판에 들어갔다. 올 5월에 출시한 K5도 시장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를 통해 기아차는 지난 2분기 매출액이 10조6286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7335억원에 달하는 등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소비부진에도 불구하고 기아차의 3분기 실적은 전년동기 대비 20% 정도 증가한 매출 5조원 중반, 영업이익 4000억원에 이르는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미국에 진출한 K5와 최근 중국에서 출시한 스포티지R이 그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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