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변수 리스크 커져, 가치주 중심 길게 봐야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의 옛 명성을 되찾고 있는 송상훈 리서치센터장(상무)이 2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증시전망에 대해 긍정적 관점을 나타냈다. 10년 가까이 자동차 업종을 담당하며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활동했던 송 센터장은 시장에서 원칙과 소신을 지키는 인물로 정평 나 있다.
내년 증시 전망에 대해서도 송 센터장은 긍정적 관점을 유지했다. 그는 “환율 등 외부변수 리스크가 커진 상황이어서 내년 1분기 정도에 조정가능성이 있지만 상승추세는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조정이 있더라도 현재보다 15% 이상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 송 센터장은 “한국의 펀더멘털이 나쁘지 않는데다 국내 기업들이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한 단계 성장한 상황이어서 외국인들에게 한국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현 한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도 약 9.2배 정도로 다른 이머징마켓시장보다 저평가 받고 있어 외국인 자금이 더 들어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기습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에 대해 국내 증시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송 센터장은 예상했다. 그는 “그동안 중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측돼 왔던 만큼 생각보다 빨리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이미 예견된 상황이어서 시장에는 큰 충격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금리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올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송 센터장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시기를 놓친 데다 다음달 11일 개최되는 G20 서울 정상회의 기간 동안 금리를 인상하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망 업종에 대해 송 센터장은 “향후 금리상승과 원화절상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은행주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내재가치가 훌륭한 배당주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투자전략”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그는 현 시점에서 국내 증시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환율 등 외부변수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점을 꼽았다. 또한 그는 국내 증시 수급 주체 세력인 외국인 자금이 환율 하락으로 인해 빠져나갈 수 있는 일시적 수급공백 상황도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송 센터장은 “환율이 1200원 중반 대에서 외국인 자금이 많이 유입됐기 때문에 환율이 1100원대로 무너지면 외국인이 차익실현 할 가능성이 높다”며 “환차익으로 인한 10% 수익과 지수 상승으로 인한 5~10%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총 15~20% 수익 실현은 차익실현하기에 매력적이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송 센터장은 투자자들에게 “외부변수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만큼 가치주 중심으로 길게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3년간 긴 호흡을 가져갔을 때 자동차주와 IT주가 가장 유망한 업종으로 꼽았다. 그는 “자동차 산업은 2014년까지 계단식 성장이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내 IT산업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았기 때문에 ‘산자의 축복’을 만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조정 시 IT주를 매수하는 전략도 유효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