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 조정 vs M&A 반대
하나금융지주의 최대대주주인 싱가폴 테마섹이 하나금융 보유지분 전량을 매각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나금융측은 포트폴리오 조정 때문에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시장 일각에선 우리금융지주 인수·합병(M&A)에 반대 의사를 표현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20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의 최대주주인 싱가폴 테마섹이 하나지주 지분 9.62%(2038만주)를 전량 매각키로 했다. 테마섹은 지난 2004년 하나은행에투자를 했고, 지주사 전환 후엔 최대주주가 됐다.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계약 문건에 따르면 테마섹 계열사인 앤젤리카 인베스트먼트가 하나금융지주의 주식 2040만주를 주당 3만4300~3만5550원에 매각하고 있다. 이는 이날 종가(3만5550원)보다 최대 3.5% 할인된 가격이다.
하나금융은 최대주주인 테마섹의 이번 지분 매각은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인 것으로 분석하면서 이로 인한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테마섹의 지분 매각 계획을 얼마 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말한 뒤 "테마섹이 보유하고 잇는 하나금융 지분을 전량 매각하는 것은 포트폴리오를 정비하는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또 "테마섹이 하나금융 지분을 전량 매각하는 것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하나금융의 전략에서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테마섹이 이미 오래전부터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것으로 예상됐다는 것이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테마섹이 2~3년전 부터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중국은행 등은 이미 팔았지만 하나금융은 금융위기 때 주가가 폭락해서 계속 들고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선 우리금융과이 합병을 추진하는 와중에 최대주주가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하는 것인 만큼 '합병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인수합병을 하려면 최대주주의 증자가 필요할 수 있는데, 보유지분을 전량 매각했다는 것은 명백히 합병을 반대한다는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