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술자리 등 삼삼오오 모이면 화제는 단연 ‘주가’
샐러리맨, 자사 주가에 관심도 급상승...이유는
요즘 직장인들의 최고 관심사는 뭘까. 자신이 다니고 있는 회사의 주가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일부 기업들이 재무구조 개선과 직원들의 복지증진을 이유로 자사주를 직원들에게 나눠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가가 1900선을 돌파하는 상승장이어서 취득한 주식의 가격이 급등하자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회사 인근에서 삼삼오오 모이며 회사 비전과 주가 전망을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S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K씨는 “그동안 바쁜 업무로 뉴스를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며 “그러나 자사주를 받고 나서 주가가 상승하자 회사 관련 뉴스도 꼼꼼히 챙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삼오오 모여 회사 주가 전망 등 ‘토론’= SK에너지에 근무하고 있는 K씨는 요즘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회사 주가가 상승하자 언제 주식을 파는 것이 좋을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기 때문이다.
SK에너지는 지난 7월 체결된 임단협에서 정유와 화학부문을 내년에 분사하면서 위로 보너스의 성격으로 사원 모두에게 평균 42주씩을 주기로 했다. 이 주식은 받자마자 바로 팔 수 있다. SK에너지의 주가는 최근 12만원에서 15만원까지 급등하며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15만원만 유지해도 600만원을 벌 수 있게 됐다.
현대자동차에 다니는 A씨 역시 자사주 40주를 상여금으로 받았다. A씨도 현대차의 주가가 15만원을 지켜준다며 600만원 이상의 짭잘한 수익을 볼 수 있다.
이같은 현상은 비단 SK에너지와 현대차 뿐만 아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의 현대모비스는 최근 종업원 주식 교부 목적으로 자사주 8만2480주를 장외처분했다.
현대제철은 종업원에게 무상주를 지급하기 위해 자사주 16만2680주를 처분했으며 기아자동차는 오는 11월 중 종업원에게 주식을 교부하기 위해 1306억원 상당의 자사주 391만1280주를 장내 매수한 뒤 장외 처분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의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각각 자사주 66만7238주, 14만9198주를 우리사주조합에 무상 출연했다.
H사 임원은 “점심시간과 술자리에서의 주요 화제는 회사의 비전을 이야기하며 주가 전망을 이야기 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며 “애사심 고취와 성과 보상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현금유출 막고 애사심 고취 ‘일거양득’=기업이 자사주를 지급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성과에 대한 단순한 현금 보상에서의 자금 유출을 막는 것에 1차적인 목적이 있다. 여기에 직원들의 ‘애사심’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일거양득이다.
이 때문에 향후 성과급을 자사주로 지급하는 기업들이 늘어 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모 기업 임원은 “회사로서는 당장의 현금 유출을 막고 직원들에게는 애사심을 높이는 ‘윈윈 전략’”이라며 “앞으로도 성과급을 자사주로 지급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 역시 “주식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임직원에게 애사심을 고취시키며 성과도 보상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라며 “기업들의 실적이 좋고 주가가 상승 흐름을 나타내며 이같은 사례는 더욱 늘어 날 것”으로 전망했다.
강재웅 기자 manrikang@e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