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연봉 C클래스부터 전직관료 출신까지...헤드헌팅 통해 이직대열에 합류

신분 노출 않고 은밀히 구인, 구직...검증은 필수

취업 전쟁은 비단 20대 청년층의 얘기 만은 아니다. 더 나은 직장, 더 나은 대우를 희망하는 것은 40~50대 경력직도 마찬가지. 하지만 이들은 현재 한 직장에 소속돼 있고 이름만 말하면 해당 업계에서는 알 만한 인물이라는 이유 때문에 드러내놓고 구직을 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런 경우에 이들은 전문인력을 소개해 주는 헤드헌팅 회사의 문을 두드린다. 최종 면접까지 신분이 드러나지 않은 채 은밀히 구직 과정을 진행해 주기 때문이다.

과거 정부 핵심기관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김 모(가명)씨는 최근 국내 헤드헌팅 회사를 찾았다. 자신의 경력에 매력을 느낄 만한 기업이 있는 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그는 “지방자치단체나 공기업 등 정부관련 기관과 거래가 많은 기업이라면 자신을 필요로 할지 모른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럴 때 헤드헌팅 회사가 제 역할을 톡톡히 해준다”며 “이제 취업도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시대”라고 말했다.

헤드헌팅 회사의 러브콜을 받는 경우도 있다. 실제 해드헌팅 업계 관계자들은 스스로 찾아오는 사람을 상담하는 일보다 기업의 의뢰를 바탕으로 인재를 찾아다니는 일이 더 많다고 전한다.

기업이 고급 연구직이나 임원급에 직접 접근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타 회사의 인력을 빼 내간다는 질책을 받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또 은밀히 진행해야 하는 만큼 기업의 이름이 드러나지 않는 헤드헌팅 회사를 이용하는 것이 유용하다.

연 매출 6000억원 규모인 한 국내 기업은 올 상반기 헤드헌팅 회사를 통해 최고경영자(CEO)를 찾았다. 헤드헌팅 회사를 통하지 않은 물색은 쉽지 않았다. 후보자의 데이터 베이스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관련 정보도 깊숙히 찾는 것은 더욱 어려웠다.

헤드헌팅 회사에 C클래스급 인재를 의뢰한 기업의 한 관계자는 “사회적 평판, 기업 오너와의 관계 등을 알기 위해서는 전문업체를 이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란 판단이 들었다”며 “CEO는 기업의 흥망을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에 철저한 검증은 필수”라고 말했다. 헤드헌팅 회사가 적절한 인재를 찾아주는 것뿐 아니라 인재 검증에까지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해당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인재를 추가적 검증까지 곁들여 영입하는 만큼 연봉계약도 파격적이다. 수억원이 오가는 계약건은 예사다. 최근 중소기업 소프트웨어 관련 연구진에서 대기업으로 이직한 한 고위 임원은 4억원 이상의 연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고급 인력의 이동창구인 헤드헌팅에게 업종 구분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다만 업종별 경기변동에 대한 영향을 받기는 한다”며 “최근에는 전자·반도체·정보기술(IT) 쪽의 스카웃 의뢰가 많고 건설·중공업 분야의 의뢰는 하향세”라고 귀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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