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서구의 정치 파워로 악용
류샤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 소식에 침묵을 지키던 중국 언론이 포문을 열기 시작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노벨평화상이 본래 취지와 의미에서 벗어나 서구의 정치 파워에 악용되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류샤오보는 지난 2009년 12월 국가전복선동 혐의로 11년형을 선고 받아 수감 중이며 정부 측은 류샤오보의 노벨상 수상에 대해 범죄를 격려하는 행위와 마찬가지라며 연일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언론은 류샤오보의 노벨상 수상에 침묵을 지켜왔지만 최근 잇따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중국 최대 인터넷 검색사이트인 바이두에서 ‘류샤오보’를 검색하면 류샤오보에 비판적인 기사들이 쭉 뜬다.
차이나데일리는 노벨평화상 창립자인 알프레도 노벨의 유언을 인용해 “노벨평화상은 국가간의 우의, 사형제도 폐지 등 세계 평화에 기여한 사람에게 수여돼야 한다”면서 “이번 결정은 본래 취지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공격했다.
중국 국가체제 전복 혐의로 감옥에 수감된 정치범에게 상을 수여하는 것은 알프레드 노벨의 평화에 대한 의지를 망각한 행위라는 것이다.
중국 외무부 마자오쉬 대변인 역시 “노벨 위원회의 결정은 노벨평화상의 원칙을 위배하고 모독하는 일”이라고 못 박았다.
신문은 110년의 역사를 가진 노벨평화상의 위엄에 금이 갔다고 강하게 꼬집었다.
노벨 평화상이 그동안 마틴 루터 킹, 마더 테레사, 넬슨 만델라 등 세계적 평화에 기여한 인물에게 상을 수여해온 가운데 류샤오보가 이 대열에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은 지극히 모순이라는 것이다.
또 지난 1989년 달라이 라마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언급하면서 서구 사회가 상을 미끼로 중국의 체제에 간섭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끝으로 류샤오보의 노벨상 수상은 중국 경제에 대한 우회적 압박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에 일부 국가들이 색안경을 끼고 부당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