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4명 소환...비자금 수사 급물살
검찰이 태광그룹의 케이블사업 확장을 위한 로비 정황을 확보하고 관련 고위 임원들을 소환하는 등 비자금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 5부(부장 이원곤)는 불법 상속증여 의혹이 있는 태광그룹이 케이블 사업 확장을 위해 정·관계 로비 혐의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태광그룹은 지난 2006년부터 케이블 방송 업체인 큐릭스를 인수하기 위해 수백억원 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청와대와 국회, 방송통신위원회 등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태광그룹이 창업주 이임용 선대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태광산업 지분(당시 총 주식의 32%)과 계열사 대한화섬 지분(당시 10%) 매각대금을 로비용 비자금으로 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또 태광이 계열사인 고려상호저축은행의 계좌를 통해 약 4000억원 규모의 비자금을 관리해 왔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와 관련, 지난 14일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태광 계열사 고려상호저축은행과 흥국생명보험 등을 압수수색하고, 임원 4명을 소환조사했다.
2006년 계열사 티브로드가 14개 케이블방송 권역을 갖고 있던 태광그룹은 6개 권역을 갖고 있던 큐릭스를 인수해 방송 권역을 넓히려 했다.
당시 방송법 시행령이 한 사업자가 15개 이상 권역을 갖지 못하게 제한하자 방송법 시행령을 개정하기 위해 정·관계 로비를 했다는 협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또한 이호진 회장이 아들 현준(16세)군에게 그룹 경영권 상속을 위해 태광산업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을 고의로 헐값에 매각했는 지 여부도 조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