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1>] 우리나라 최초의 대출담보는 □□□다

입력 2010-10-14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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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 서울로 물건 사러온 대구상인 자금부족해 당나귀 담보로

흔히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이 주택담보대출입니다. 주택담보대출은 아파트, 빌라, 오피스텔 등 주택의 권리를 은행에 맡기고 필요한 돈을 빌리는 것입니다.

즉 아파트와 같은 담보물의 가치에 따라 빌릴 수 있는 규모가 달라지만 누구나 쉽게 빌릴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과거에도 집문서나 땅문서를 담보로 돈을 빌렸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가장 보편화된 대출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택(집)이나 땅이 우리나라 최초의 대출담보는 아닙니다. 최초의 대출담보는 ‘당나귀’입니다.

19세기말 한성은행이 막상 문을 열었지만 은행이란 개념이 사람들에게 생소했던 초기에는 대출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던차 하루는 서울에 물건을 사러왔다가 자금이 부족했던 한 대구상인이 대출을 신청해 왔습니다. 대구에서 출발할 때 알고 온 가격보다 서울에서 사야했던 물건의 값이 더 올랐기 때문입니다.

할 수 없이 은행에 돈을 빌리려 갔지만 수중에 귀중품이라고는 하나도 없던 대구상인은 타고 온 당나귀를 담보라며 내밀었다고 합니다. 이같은 유례없는 제안에 은행측은 갑론을박 끝에 당나귀를 맡고 돈을 대출해 줬습니다. 당나귀가 한국 은행사 최초의 대출담보 1호로 자리매김 하는 순간입니다.

한편 당나귀를 담보로 받은 한성은행 직원들은 고민이 많았다고 합니다. 은행에선 당나귀를 담보로 맡았지만 아직 담보인 당나귀가 은행 소유가 아닌 만큼 주인이 왔을 때 당나귀가 더 마르거나 건강이 안 좋아지거나 하면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은행에선 그 당나귀를 먹이고 보살피는 등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했고 막상 돈을 빌렸던 대구상인이 왔을 때는 너무 좋아했었다는 후문입니다.

이와함께 보험권에서도 사람이 아닌 동물이 최초를 기록했습니다. 주인공은 다름아닌 ‘소’. 당시 최초의 보험대상이 ‘소’였다고 합니다. 지금은 다리, 손 등과 같은 신체의 일부분도 보험 대상인 점을 보면 새삼스러울 것이 없지만 당시엔 사람보다 더욱 중요했던 것이 ‘소’였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한편 초기 한성은행에서는 2중 장부를 기입했다고 합니다. 탈세목적이라기 보다는 자본금을 빌린 외국은행에서는 신식장부를 요구하고 부장과 은행장은 구식장부 아니고는 볼 줄을 몰랐기 때문에 어쩔 수없는 선택이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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