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 커피숍…차 한잔에 나도 '유럽귀족'이 된다

입력 2010-10-13 12:10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쉽게 맛볼 수 없는 명품 커피, 숲속에 들어온 듯한 인테리어, 예술의 향기 가득한 티웨어…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사모님들은 전화로 해도 될 얘기들을 굳이 호텔 커피숍에서 만나 얘기한다. 이사나 상무들도 회사 회의실에서 해도 되는 회의를 호텔 커피숍까지 나가서 한다. 호텔 커피값이 싼것도 아니다. 서울 특급호텔 커피숍의 커피한잔은 왠만한 레스토랑 점심값만큼이나 비싸다.

게다가 요즘은 서울시내에 커피전문점만 3500개가 넘는다. 바리스타가 상주하고 있어 커피맛도 상향평준화 돼 있다. 어느 커피숍엘 들어가나 커피도 맛있고 분위기도 좋다. 그런데도 사모님들과 임원들은 왜 호텔 커피숍에 가는 것일까.

▲롯데호텔 티 라운지 '살롱 드 떼'
호텔에 가면 아무데서나 맛볼 수 없는 진귀한 차와 커피를 맛볼 수 있다. 개인의 몸상태와 취향에 딱 맞는 차와 커피, 디저트 메뉴를 골라서 즐길 수 있다. 롯데호텔의 티 라운지 ‘살롱 드 떼’는 유럽 귀족들이 즐기던 로네펠트 티(Ronnefeldt Tea)를 제공한다. 로네펠트 티는 1825년 부터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의 황실과 귀족들이 즐겨찾는 유럽의 유명한 휴양지에 납품하면서 명성을 굳혔다.180여년간 전통적인 생산 방식을 고수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파크하얏트 서울의 ‘더 라운지’는 지단, 호나우도 등 세계적인 운동 선수들의 전문 뉴트리셔니스트인 파트리샤 텍세이라가 직접 디자인한 건강 주스와 스무디를 취향대로 선택해 즐길 수 있다. 고유 로스팅 기법으로 최고급 커피로 알려진 라밀과 트리니다드 커피, 니나스 티와 유기농 차도 준비돼 있다.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의 로비 라운지 ‘파빌리온’은 미국 문화의 링컨으로 불리는 마트 트웨인이 극찬한 ‘하와이 코나’와 사향 고양이의 배설물에서 나온 커피 원두로 세계에서 가장 귀한 최고급 커피로 유명한 ‘코피 루왁’, 커피의 황제로 불리는 ‘블루 마운틴’을 바리스타가 테이블에서 핸드 드립으로 직접 만들어준다. 그 맛을 잊지못해 커피를 마시러 서울시내에서 워커힐까지 가는 손님이 꽤 많다.

▲리츠칼튼 서울 로비에 걸려 있는 솔 르윗의 큐브
호텔 커피숍은 인테리어도 유명화가들의 작품으로 한다. 리츠칼튼의‘더 가든’은 입구부터 프랭크 스텔라의 ‘모비딕’이 걸려있다. 작품을 감상하며 담소를 나눌 수 있어 그림을 좋아하는 사모님들은 200여점의 작품이 전시돼 있는 리츠칼튼 호텔 커피숍을 자주 찾는다. 특히‘더 가든’은 야외정원이 있어 서울 시내 특급호텔의 대표 야외 레스토랑으로 햇살을 받으며 차를 마시려는 손님들이 찾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살롱 드 떼’는 고풍스러운 책장에 꽂혀있는 3000여권의 책을 인테리어 삼아 개인 서재에 온 듯한 안락한 느낌을 연출하고 있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한 느낌이 있을 정도로 고요하고 안정된 분위기여서 비즈니스맨들이 자주 찾아 사업아이템을 논의하는 장소다. 워커힐의 파빌리온은 돔형의 로툰다(rotunda)가 파빌리온을 둘러싸고 있고 시원스럽게 뻗은 나무들이 있어 유럽 숲 속에 온듯한 느낌을 준다. 젊은 커플들이 찾아 달콤한 애프터눈 세트와 함께 오후시간을 보내기에 제격이다.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의 '파빌리온'
호텔은 차 한잔을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테이블 웨어와 티 웨어도 명품을 사용한다.

‘살롱 드 떼’에서 사용하는 로젠탈(Rosenthal) 티웨어는 125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독일의 명품 브랜드로 지안니 베르사테, 앤디 워홀, 살바도르 달리 등 세계적인 예술가들과 함께 작업을 하며 예술성 높은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화려하진 않지만 은근하고 세련된 감각이 특징이다.

차와 커피는 상황에 따라 맛과 향이 천차만별이다. 호텔에서는 고객에게 최상의 차와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철저한 차 전문 교육 시킨다.

직원들은 차 별 특징과 가장 맛있게 티를 우릴 수 있는 물의 온도, 각각의 티와 잘 어울리는 패스츄리나 쿠키 등을 매치 시키는 법을 숙지하고 있어 차 맛을 제대로 구현해 낸다.

‘살롱 드 떼’의 단골인 이수연(58)씨는 “살롱 드 떼의 차 맛을 잊을 수 없어 2006년 오픈 후 계속 롯데호텔만 오게 된다”며 “최고의 차 한잔을 마시기 위한 모든 구성품들이 최고이기 때문에 점심값만큼의 값을 지불해도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