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맛볼 수 없는 명품 커피, 숲속에 들어온 듯한 인테리어, 예술의 향기 가득한 티웨어…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사모님들은 전화로 해도 될 얘기들을 굳이 호텔 커피숍에서 만나 얘기한다. 이사나 상무들도 회사 회의실에서 해도 되는 회의를 호텔 커피숍까지 나가서 한다. 호텔 커피값이 싼것도 아니다. 서울 특급호텔 커피숍의 커피한잔은 왠만한 레스토랑 점심값만큼이나 비싸다.
게다가 요즘은 서울시내에 커피전문점만 3500개가 넘는다. 바리스타가 상주하고 있어 커피맛도 상향평준화 돼 있다. 어느 커피숍엘 들어가나 커피도 맛있고 분위기도 좋다. 그런데도 사모님들과 임원들은 왜 호텔 커피숍에 가는 것일까.
파크하얏트 서울의 ‘더 라운지’는 지단, 호나우도 등 세계적인 운동 선수들의 전문 뉴트리셔니스트인 파트리샤 텍세이라가 직접 디자인한 건강 주스와 스무디를 취향대로 선택해 즐길 수 있다. 고유 로스팅 기법으로 최고급 커피로 알려진 라밀과 트리니다드 커피, 니나스 티와 유기농 차도 준비돼 있다.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의 로비 라운지 ‘파빌리온’은 미국 문화의 링컨으로 불리는 마트 트웨인이 극찬한 ‘하와이 코나’와 사향 고양이의 배설물에서 나온 커피 원두로 세계에서 가장 귀한 최고급 커피로 유명한 ‘코피 루왁’, 커피의 황제로 불리는 ‘블루 마운틴’을 바리스타가 테이블에서 핸드 드립으로 직접 만들어준다. 그 맛을 잊지못해 커피를 마시러 서울시내에서 워커힐까지 가는 손님이 꽤 많다.
‘살롱 드 떼’는 고풍스러운 책장에 꽂혀있는 3000여권의 책을 인테리어 삼아 개인 서재에 온 듯한 안락한 느낌을 연출하고 있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한 느낌이 있을 정도로 고요하고 안정된 분위기여서 비즈니스맨들이 자주 찾아 사업아이템을 논의하는 장소다. 워커힐의 파빌리온은 돔형의 로툰다(rotunda)가 파빌리온을 둘러싸고 있고 시원스럽게 뻗은 나무들이 있어 유럽 숲 속에 온듯한 느낌을 준다. 젊은 커플들이 찾아 달콤한 애프터눈 세트와 함께 오후시간을 보내기에 제격이다.
‘살롱 드 떼’에서 사용하는 로젠탈(Rosenthal) 티웨어는 125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독일의 명품 브랜드로 지안니 베르사테, 앤디 워홀, 살바도르 달리 등 세계적인 예술가들과 함께 작업을 하며 예술성 높은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화려하진 않지만 은근하고 세련된 감각이 특징이다.
차와 커피는 상황에 따라 맛과 향이 천차만별이다. 호텔에서는 고객에게 최상의 차와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철저한 차 전문 교육 시킨다.
직원들은 차 별 특징과 가장 맛있게 티를 우릴 수 있는 물의 온도, 각각의 티와 잘 어울리는 패스츄리나 쿠키 등을 매치 시키는 법을 숙지하고 있어 차 맛을 제대로 구현해 낸다.
‘살롱 드 떼’의 단골인 이수연(58)씨는 “살롱 드 떼의 차 맛을 잊을 수 없어 2006년 오픈 후 계속 롯데호텔만 오게 된다”며 “최고의 차 한잔을 마시기 위한 모든 구성품들이 최고이기 때문에 점심값만큼의 값을 지불해도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