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전문가 의견 팽팽 ... 동결땐 경기하락, 동결땐 경기회복 찬물
금융시장 참여자들이 오는 14일 있을 10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주목하고 있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와 맞물려 경기 하락이 우려된다. 그렇다고 금리를 동결하자니,물가 상승세가 너무 가파르다.
또 세계 각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추세인데, 금통위가 금리를 올릴 경우 금리차로 인한 달러 유입세는 더욱 가팔라지면서 수출 주도의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반면 시장 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내외 금리 차에 따른 부작용이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최근 국내 금융기관 이코노미스트와 애널리스트, 민간경제연구소 등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기관마다 차이는 있지만 기준금리 동결과 인상 전망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금리 동결을 예상한 가장 큰 이유는 최근 글로벌 양적 완화 추세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환율전쟁 분위기를 감안할 때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반면 금리 인상을 점치고 있는 이유는 소비자물가 급등으로 통화정책의 초점이 물가안정에 맞춰질 것이라는 점과 시장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기준금리 인상의 부작용이 적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오석태 SC제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산업생산, 소비 등 대부분의 거시 경제 지표들이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 세계 경제 전망도 불확실하고 주택시장도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경기 둔화 등을 감안해 한국은행의 10월 기준금리가 동결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9월의 무역통계가 수출 둔화를 분명하게 보여주지는 못했고, 소비자물가 상승률 급등이 금리인상을 정당화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둔화 조짐을 보이는 대부분의 거시 지표들은 금리 인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윤여삼 대우증권 투자분석부 선임연구원 “선진국들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금리를 동결하는 상황에서 (금통위에서) 금리를 인상하면 내외 금리 차를 노린 자금 유입이 강해져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하반기 수출 경쟁력도 약화될 우려가 있어 기준금리를 올리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삼성증권은“환율 하락으로 원화 가치 방어의 필요성이 높아진데다 선진국 양적 완화가 지속으로 정책금리 정상화에 나섰던 각국도 상황을 지켜보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면서 동결을 예상했다.반면 금통위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예상도 만만치 않다.
정성태 LG경제연구원 박사는 “최근 물가상승률이 가파른데다 이번에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7월 인상이 힘을 받을 수 있다”면서 “금리 인상이 반드시 환율 하락을 가속화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히려 최근 시장의 자금유입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도 “물가 불안이 만만치 않다”며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기준금리의 절대수준이 매우 낮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억제를 위해서라도 소폭의 금리인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채권시장은 기준금리 인상 쪽으로 기울었다. 금융투자협회가 최근 채권 전문가 167명으로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61.1%가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한은 관계자는 “물가와 환율 등 국내외 경제 여건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면서 “금융위에서 이런 변수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기준금리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