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공공관리제 적용 당분간 시공사 선정 어려울 듯
올해 치열했던 건설사들의 재개발·재건축 수주 전쟁이 막을 내렸다. 이달부터 서울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공공관리제가 적용돼 당분간 시공사를 뽑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4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모두 50여곳의 서울시내 재개발·재건축 조합이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했다.
공공관리제가 적용되면 시공사 선정 시기가 이전의 `조합설립 인가 이후'에서 `사업시행 인가 이후'로 바뀐다.
통상적인 진행 일정에 비춰보면 사업 추진 후 시공사 선정 시기가 지금보다 1년 이상 늦춰지는 것이어서, 당분간 서울에서 재개발·재건축 사업 수주 소식은 전해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추진해온 서울시내 조합들은 시공사 선정을 서둘러 진행하는 행보를 이어나갔다. 지난달에만 무려 20여곳의 조합이 쉴 새 없이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기도 했다.
아직 시공사를 뽑지 않은 4천64가구의 고덕주공2단지, 관악구 봉천1구역(714가구), 서초동 우성2차(403가구) 조합 등은 느긋하게 공공관리제에 따른 시공사 선정을 기다려야 할 입장이다.
공공관리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 경기도에서는 2640가구의 부천 심곡3B구역을 비롯해 수원 서둔동 2142가구, 교동 1974가구 등이 시공사 선정을 준비하고 있지만, 올해 안에 건설사를 고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건설사별로는 대우건설이 올 들어 모두 15곳에서 2조6150억원의 수주고를 올리며 1위 자리에 올랐다.
이 회사는 1월 장위10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도급액 2천983억원)을 시작으로 연내 꾸준히 수주에 성공했고, 특히 8~9월에는 둔촌주공, 삼선 제5주택재개발, 정릉 제5주택재건축 등을 잇달아 따내며 두 달만에 1조1433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이어서 롯데건설이 11곳에서 2조2514억원어치를 따냈고, 삼성물산(17곳 2조2108억원)과 현대산업개발(12곳 2조774억원)도 2조원이 넘는 수주 실적을 올렸다.
이밖에 현대건설(11곳 1조9117억원), GS건설(11곳 1조6358억원), 대림산업(10곳 1조4166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한편, 건설사들은 서울에서 올해는 물론 내년 들어서도 상당 기간 재개발·재건축 사업 수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일감' 걱정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의 임원은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서 건설사들이 미분양 부담이 적고 대금회수가 쉬운 재개발·재건축에 주력해왔다"며 "서울에서는 당분간 사업 수주가 어렵기 때문에 지방과 해외 위주로 사업개편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