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겪으며 빠르게 증가...현금성 자산 비중 증가 대기업이 주도
LG경제연구원은 3일 우리나라 상장기업 중 비금융 상장기업의 현금성자산 규모는 2010년 6월 기준 104조4000억에 달한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한국기업의 현금보유 수준 평가' 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현금성 자산은 전체 자산 1132조6000억원의 9.2%에 차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금성자산은 현금, 당좌예금 등 짧은 시간에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현금등가물, 단기금융상품, 단기투자증권을 포함한다.
현금성자산은 2006년 65조6000억원에 그쳤지만 2009년에는 33.7% 상승해 99조원에 달했다. 연구원은 현금성자산 규모의 증가는 경기가 둔화되고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이 투자를 통한 성장보다는 위험에 대비하는 보수적인 현금 관리 정책에 중점을 둠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현금성자산의 비중은 2005년말 9.4%에서 2008년말 8.4%로 낮아졌다가 2010년 9.2%로 다시 상승했다.
하지만 현금성자산의 비중 증가는 모든 기업에 해당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았다. 연구원은 현금성자산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더욱 빠르게 증가한다며 전체 기업의 현금성자산 비중이 증가한 것은 지배적인 일부 기업의 영향력이 전체 합계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이같은 한국 기업의 현금성자산 비중은 전세계 평균을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가장 최근 회계연도 현금성자산 비중을 국가별로 집계하여 비교한 결과 한국 상장기업의 현금성자산 비중은 10.2%로 전세계 평균 9.6%에 비해 소폭 높다. 순위도 중상위권에 해당하는 16위다.
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들은 자금 수급계획과 금융시장 여건, 중장기적인 미래의 사업기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현금관리 정책이 요구된다"며 "좀더 적극적으로 투자기회를 발굴하는 도전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