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들 부동산 경기 침체, 워크아웃 등으로 건설업계 취업 꺼려
# 지방 국립대 건축공학과에 다니는 이경은(25ㆍ여)씨는 지난 2005년 입학해 낮과밤 구분없이 과제, 수업준비, 공모전 준비로 5년을 지내왔다. 이씨는 하루하루가 고되도 참을 수 있었다. 희망찬 미래가 있었기에...
하지만 부푼 꿈은 물거품 돼 버렸다. 부동산경기의 침체로 인해 건설경기에도 악영향이 미쳤고, 이름있는 건설사부터 중소 건설사들까지 줄줄이 워크아웃의 대상으로 지목되며 넉다운 됐다.
내년 2월 졸업 예정인 이양은 하루하루가 고민의 연속이다. 꿈을 위해 준비해온 5년이란 시간을 어찌할지 몰라서다.
이씨는 “건설업계에 원서를 넣어야 할지 아예 안정적이고 보수가 좋은 비전공분야인 기업에 원서를 넣어야 할지 너무 고민된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체들의 하반기 공채 시즌이다. 건설업계 역시 패기있고 당찬 신입사원을 원하는 채용문이 열렸지만 부동산 및 건설경기에 먹구름이 드리우면서 건설업계로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들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올 하반기 건설업계 채용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얼마나 구직자들이 몰릴지는 미지수다.
29일 건설업계 따르면 극동건설(www.kukdong.co.kr)이 그룹공채 형태로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내달 12일(오전 11시)까지 웅진그룹 홈페이지(www.woongjin.com)내 인재채용에서 온라인 입사지원하면 된다.
CJ건설(www.cjenc.co.kr)은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10월 6일까지 그룹 채용홈페이지(https://recruit.cj.net)에서 온라인 지원이 가능하다.
구산건설/토건(www.gusan.co.kr) 역시 신입 및 경력사원을 모집한다. 입사지원서는 건설워커에서 다운받아 작성한 뒤 채용시까지 우편, 이메일(insa@gusan.co.kr)로 제출하면 된다.
이밖에도 동부엔지니어링, 대우조선해양, 현대엠코, 금강주택 등이 신입사원을 기다리고 있다.
여러 건설관련업계들의 채용공고 활동에도 불구하고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의 건설업계 취업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시장 상황이 좋지 못하고 관련 업계들이 줄줄이 워크아웃되면서 구조조정 등 미래가 밝지 않다는 게 이유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학 졸업예정자들의 성향을 보면 다른 분야에 비해 건설부문에 대한 관심이 낮은 것이 사실이다"며 "본인이 어떤분야의 일을 하고싶은지도 중요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일의 선호도 만큼 연봉, 근무시간, 후생복리 등을 많이 신경쓰기 때문에 조건들이 다른 직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건설업계는 선호도가 낮다"고 말했다.
서울 S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하고 있는 남학생은 “건설업계에 취업한다해도 업무에 비해 연봉도 적고 위험도도 높다”며 “업무도 수월하고 안정적인 공무원을 준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이어 “우리학과 선배들 건설사 들어가서 구조조정 당해 나갔다는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다”며 “구조조정 까지는 아니더라고 연봉 삭감에 미지급은 나뿐 아니라 동기들고 다 아는 얘기다”고 덧붙였다.
취업을 준비중인 한 네티즌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취업게시판에 "올해로 취업준비만 2년째인 백수입니다. 건축학을 공부해 전공을 살려볼까 하는데요, 시장 상황도 않 좋고, 이름있는 건설사들 마저 워크아웃으로 구조조정하는 판국에...다른 분야로 원서를 넣기도 했지만 배운게 이것(건축공학) 뿐이라 막막합니다" 등의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