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롯데, M&A 행보 거침없다

입력 2010-09-2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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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퇴르유업 인수 잠정 합의…부산선 대선주조 인수 의욕

롯데그룹의 M&A 행보에 거침이 없다. 신동빈 부회장 체제가 정착되면서 국내외에서 M&A에 적극 나서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매물로 나온 파스퇴르유업 인수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한국야쿠르트가 소유한 파스퇴르유업 지분 100%(84만6005주)를 600억원 가량에 인수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파스퇴르를 인수하려던 LG생활건강보다 100억원을 더 제시하는 등 적극적인 M&A 행보를 보이고 있다. 270억원의 부채도 롯데가 떠안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앞서 롯데는 해외기업 인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칠성음료가 최근 필리핀펩시의 주식 34.4%를 44억 4700만원에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또 올 7월에는 호남석유가 말레이시아 최대 석유화학업체 타이탄을 1조 5000억원에 인수했으며, 8월에도 탄소복합재 전문기업인 데크항공 인수에 성공했다.

이런 가운데 롯데가 부산지역 소주업체인 대선주조 인수에 나섰지만 고향이나 마찬가지인 현지인들의 반대에 부딪쳐 차질을 빚고 있다.

부산지역 175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대선주조 향토기업 되살리기 시민행동'은 최근 기자회견을 여는 등 롯데 인수 반대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롯데가 대선주조 인수에 참여할 경우 롯데제품 불매운동을 공식적으로 벌이겠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롯데의 고향이나 마찬가지인 부산에서 시민들이 '롯데 불매운동'까지 언급하며 강하게 반대하는 이유는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막내 동생인 신준호 푸르밀 회장의 과거 ‘먹튀’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4년 신준호 회장의 푸르밀은 600억원에 대선주조를 사들이며 향토기업 육성이라는 모토를 걸었지만 3600억원에 되팔아 3000억원의 차익을 남기면서 롯데가 부산에 들어와 지역발전에 이바지 할 것 시민들의 기대를 저버렸다.

부산 시민들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롯데가 대선주조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건 지난해 인수한 두산BG로부터 인수한 롯데주류의 시장점유율이 좀처럼 높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의 점유율은 13.1%로 대선주조의 7.6%를 합하면 점유율은 20%가 넘게된다.

롯데가 지역민들의 여론에 밀려 대선주조 인수를 하지 못하면 올해 대우인터내셔널을 포스코에 빼앗긴 이후 두번째 M&A 실패 사례로 남게 된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롯데가 파스퇴르유업 인수전에서 보인 적극적인 자세를 감안하면 대선주조 인수 문제도 조만간 해결될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냐고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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