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와 사업중복 LED업체 '섬레이'...물량확보 통한 계열사 몰아주기 포석
SKC가 자회사인 SK텔레시스의 LED(발광다이오드)사업 진출에도 불구하고 최근 동종업종의 부실기업을 별도로 인수한 내막에 대한 업계의 의구심을 사고 있다. 지난 3월 계열사로 편입한 LED 조명기구업체 섬레이코퍼레이션(이하 섬레이)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는 등 생존이 불투명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SKC는 지난 3월 LED 조명기구 생산업체인 섬레이를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SKC는 이에 앞서 섬레이 지분 53.7%(4만6400주)를 인수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SKC는 섬레이 인수와 함께 LED사업에 대한 소재 개발과 계열사 협력체계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올해 안으로 자체 브랜드까지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지난 16일에는 사업 확장을 위해 3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자금의 대부분인 29억원을 시설투자를 위해 활용될 예정이라고 SKC측은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SK그룹의 LED사업 추진 상황에 대한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
우선 SKC가 만성적자 등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섬레이를 높은 가격에 인수한 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SKC가 인수할 당시 섬레이는 연매출의 절반이 넘는 1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자본잠식률이 46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규모는 30억원이지만 부채가 42억원으로 심각한 유동성 문제를 안고 있었던 실정이다. SKC는 섬레이의 지분을 35억6000만원에 사들였다. 주당 7만6724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섬레이의 재무상태를 보면 인수 가격은 고가”라며 “LED 조명기구 수요가 많은 SK건설 등 계열사간 협력체계를 구축한다고 해도 대부분 내부거래일 수 밖에 없는 한계를 벗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SK그룹내에서 LED조명 사업을 놓고 계열사들이 각기 다른 기업을 통해 시장에 진출한 점도 의문으로 남는 부분이다.
SK텔레시스는 올 1월 알티전자와 손잡고 LED 사업에 뛰어들었다. SKC도 경쟁하듯 섬레이를 전격 인수하면서 LED 사업을 놓고 계열사간 경쟁을 벌이는 이상 기류가 형성됐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SK그룹이 SKC와 SK텔레시스가 별도로 LED 사업을 추진하면서 진행 상황에 따라 통합하는 전략을 내놓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SKC측은 “섬레이 인수가격은 기술력 미래가치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