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값 오를 듯...매매값 전망 엇갈려
추석 이후의 집값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8.29 대책'의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와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 재개 등의 효과가 추석 이후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집값 상승세를 견인할 동력이 부족해 여전히 약세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아 내집마련 수요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1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전셋값이 가을 이사철을 맞아 다시 요동치고 있다.
아직 '전세난' 정도로 보긴 어렵지만 수도권의 싼 전세가 대거 소진되면서 서울 중심지에서 수도권 외곽으로 상승세가 확산하는 추세다.
집값 하락을 우려한 수요자들이 집을 사는 대신 전세로 돌아섰거나 재계약하는 사례가 늘어난 까닭이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이달 들어 서울, 수도권 아파트의 전셋값 상승폭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서울의 경우 이달 3일 전셋값이 전주 대비 0.05% 올랐으나 10일 0.06%, 17일 0.11%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같은 기간에 신도시도 0.01%→0.01%→0.1%로, 수도권은 0.12%→0.15%→0.16%로 오름폭이 증가했다.
서울의 경우 강동, 강서, 광진, 구로, 노원, 동대문, 서초, 송파 등 상당수 지역에서 전세 물건이 급감하면서 가격 상승폭이 커지는 추세다.
실제로 국민은행이 전국의 회원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조사한 전세수급 동향에 따르면 '전세공급이 부족하다'는 응답률이 85.9%로 8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서울지역에서 전세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상승세는 수도권으로 퍼지고 있다. 따라서 전세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진 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하지만 매매시장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는 "추석 이후 이사철이 맞물려 있고 8.29대책에 대한 기대감도 일부 반영돼 매매 시장도 다소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매맷값은 보합 내지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이후 서울, 수도권의 입주 물량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DTI 규제 완화가 내년 3월까지 한시 적용됨에 따라 추석 이후 당분간 급매물 소진이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집값이 오르더라도 큰 폭의 상승세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불안한 세계경제,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 등을 고려할 때 추석 이후에도 집값 하락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여전하다.
김규정 본부장은 "추석 이후 급매물이 팔리더라도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며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지 않는 한 상승세로 이어지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