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현대그룹 "다음은?"

17일 법원이 채권단의 공동제재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고비를 무사히 넘겼다. 그러나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관문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우선 채권은행단이 이번 법원 결정을 받아들일 지도 미지수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외환은행 등 채권은행단은 법원 가처분결정에 불복할지 여부에 대해 검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은행단이 법원 결정을 수용한다더라도 공동 제재가 아니라 개별적으로 제재에 나설 수도 있다. 법원은 채권은행들의 공동제재에 대해서만 판단했을 뿐 제재 자체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기 때문이다.

법원은 효력중단 결정을 내리면서 "은행업 감독규정 등은 금융기관이 기업의 재무구조개선을 유도하도록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제재할 수 있게 하지만 경영이 악화됐을 때 어떤 식으로 이를 극복할지는 원칙적으로 기업이 자유롭게 결정할 사항"이라고 설명했지만 제재 자체가 불합리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 관계자는 "채권은행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반응이 나오면 그에 맞춰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채권은행들과 갈등을 해소하더라도 현대건설 인수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현대건설 채권단이 오는 24일 매각공고를 내기로 밝히면서 인수전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관련업계는 매각공고 후 1~2주 안에 인수의향서를 접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그룹은 이미 현대건설 인수 참여를 밝혔기 때문에 인수를 위한 작업을 꾸준히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건설 인수의 뜻을 밝혔고 계속 준비하고 있다"며 "아직 다른 인수후보가 뚜렷하게 나오지 않았지만 매각공고가 나오면 수 주 내에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