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인식 게임 ‘키넥트’ 직접 체험해보니

입력 2010-09-17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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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도’ 높지만 ‘아쉬움’도 남아

맨손으로 ‘컨트롤러’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동작인식 게임이 전 세계 게임시장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본 사람이라면 주인공 톰 크루즈가 마우스나 키보드 없이 허공에서 손으로 컴퓨터를 조작하는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이제 이 영화 속 장면이 현실로 바뀐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17일 지난 6월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 때 공개 이후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키넥트’를 오는 11월19일 국내 발매한다고 밝혔다.

기자는 지난 15일 서울 대치동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소니나 닌텐도와 달리 일체의 콘트롤러나 액세서리 없이 순수 몸으로만 즐기는 동작인식 게임 ‘키넥트’를 직접 체험해 보았다.

처음 화면 앞에 서자 RGB 카메라가 장착된 키넥트 센서가 몸 전체의 움직임을 읽어냈다. 카메라는 게이머의 신체 48개 부위를 초당 30번씩 감지한다. 게임 설정을 할 때도 손으로 허공에 대고 아이폰 슬라이드바 밀어주듯이 밀면 된다.

‘키넥트’의 성능은 상상 이상이었다. 먼저 ‘키넥트 스포츠’ 중 ‘볼링’ 타이틀을 체험해 봤다. 우선 컨트롤러가 없기 때문에 화면 오른쪽 놓인 공들 위로 손을 뻗으면 공이 손에 잡힌다. 그 때 팔을 뒤로 뻗었다 앞으로 세게 공을 굴리는 모션을 취하자 원하는 방향으로 공이 굴러갔다. 공을 천천히 또는 빠르게 굴리는 것도 가능하고 손목의 스냅을 이용하면 공에 ‘스핀’까지 넣을 수 있어 신기했다.

컨트롤러 없이 뛰고 피하고 회전하는 동작들을 키넥트센서, 세 가지 기본 색상 성분을 제공하는 비디오 카메라인 RGB 카메라, 적외선 프로젝트가 결합돼 어두운 조명에서도 실내를 3D로 읽어내는 깊이 측정 센서가 무리 없이 감지해냈다. 화려한 그래픽 영상과 음향도 또 다른 재미요소이며 왼손잡이도 플레이 가능하다는 것이 눈에 띄었다.

다만 아무것도 손에 잡지 않아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는 허전함이 남았다. 실제로 어떤 도구도 갖추지 않고 진행되는 게임이 제공하는 인터페이스가 편할지는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동작인식게임 '키넥트' 시연 장면
또 ‘키넥트 스포츠’ 중 '100m 달리기’는 2명이 대결을 할 수 있는데 캐릭터를 설정한 후 시작 알림과 동시에 한 자리에서 달리는 동작을 취하면 된다. 발만 빨리 굴린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무릎을 높이 올려야 돼 잠깐 뛰었는데도 숨이 찼다. 체험 행사 진행자는 실제로 칼로리 소모가 많기 때문에 다이어트용으로도 추천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댄스 센트럴(Dance Central)’ 게임이다. 최신곡(추후 업데이트 가능)을 선택한 후 화면상에 캐릭터가 추는 춤동작을 따라하는 게임이다. 난이도도 ‘Easy’부터 ‘Hard’까지 설정할 수 있다.

동작을 잘 따라하면 바닥에서 파란불이 나오지만 못 따라할 경우 빨간 불이 들어온다. 사운드와 그래픽이 훌륭해 게임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골반을 돌리는 동작은 단순히 엉덩이를 흔드는 게 아니라 제대로 따라 해야 파란불이 들어올 정도로 비교적 정교한 움직임 감지 기능이 돋보였다.

모든 동작이 끝나고 중간에 프리스타일로 자유롭게 춤을 추는 시간이 들어있는 등 유저들의 재미를 위해 고려한 흔적이 보였다. 키넥트로 인해 이제 ‘DDR’은 더 이상 자취를 감추게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2명이 할 수 없어 ‘댄스 배틀’을 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또 장애인을 비롯,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과연 이것을 즐길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간단한 모션 게임이 아닌 얼마나 다양한 게임에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지와 동작 인식이 얼마나 정확하고 빠른지일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5년간 연구하고 엄청난 개발비를 쏟아 ‘키넥트’를 시장에 내놓게 됐다”며 “볼링 게임의 경우 앉아서도 할 수 있기 때문에 몸이 불편한 사람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것은 시연 버전이고 계속 업그레이드 돼 정식 발매 이후에는 더욱 향상된 동작 인식 기술을 볼 수 있다”며 “향후 음성인식 기능을 제공해 더욱 편리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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