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이사회, 빅3 진실게임 사법부에 위임

전성빈 신한지주 이사회 의장은 14일 이사회를 마치고 가진 브리핑에서 "양측의 설명을 들었으나 이사회는 진위를 판단할 수 없다"며 "현재는 법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신상훈 사장의 정상적인 업무 수행판단이 어렵다고 판단해 사장직무 정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사회 표결은 12명의 이사중 개인사정으로 화상회의로 참석한 히라카와 요지의 기권으로 총 11명의 이사가 투표했다. 신 사장의 직무정지안에 대해 1명만 반대표를 던졌고 나머지 10명은 찬성했다.

이사회는 표로 해임을 결정하는 것에 대해 반대의견을 표시한 후 검찰조사가 나오지 않은 상황을 반영해 합의를 이끌어낸 결과라고 밝혔다.

전성빈 의장는 "신한금융이 대외적인 안정을 찾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기존 이사회의 입장대로 검찰 조사가 끝나지 않고 결과가 나오지 않아 사법당국의 결정을 기다린 후 해임안을 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한편 신상훈 사장은 "혐의가 풀리면 직무정지에서 풀리고 원래대로 돌아가지만 기약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신사장과 함께 고발을 당한 이정원 사장이 설명자료를 통해 라응찬 회장이 자문료 15억원중 일부를 썼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전 의장은 "라 회장은 그에 대해 부인했으며 그에 대한 결정권이 이사회에 없기 때문에 뭐라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은 이사회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직무정지라는 결과에 서운하지만 이사들 의견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신 사장은 "신한과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진상 파악에 나설 것"이라며 "법과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라응찬 회장이 자문료 15억을 활용한 것에 대한 질문에는 "이사회에 충분히 설명했고 검찰에서도 이야기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백순 행장과 동반사퇴하겠다는 말에 대해서는 "와전됐다"며 "순차적인 퇴진을 말했지만 결자해지 차원에서 문제 있는 사람이 나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반문했다.

신상훈 사장은 신한금융지주와 은행 직원들에 대해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라며 말끝을 흐린 후 눈물을 지었다. 그는 "앞으로 젊고 유능한 직원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조직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