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월 만기 펀드 대규모 환매 우려

1800선 남아 있는 주식형펀드 물량 18~20조 추정

지수가 2년 3개월만에 지수1800선을 돌파하면서 이달과 내달 증시에 펀드 만기에 따른 환매가 우려되고 있다.

지수가 2000선까지 치솟으며 '펀드 광풍'에 휩싸였던 2007년 10월을 전후해 적립식으로 가입했던 펀드 자금들이 3년 만기를 맞기 때문이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지수 1800선 위에 남아 있는 국내 주식형 펀드 자금 규모는 18조~20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IBK투자증권은 지수 1800선 위에 남아 있는 자금이 약 18조7천억원, 지수 1800~1900선대의 순유출 가능 물량이 9조5천억원, 1800선대 초반인 1801∼1850선 구간의 경우 4조5천억원의 환매 부담이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증권은 1800선 이상에서 설정된 28조원 가운데 이미 환매된 8조원을 제외한 약 20조원이 대기 매물로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업계에서는 지난 10일 지수가 2년3개월여 만에 1800선을 회복함에 따라 1800선 위에 묶여 있던 대기 매물 가운데 상당수가 추가로 환매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펀드 자금이 가장 많이 유입됐던 2007년 9월과 10월에 적립식으로 가입했던 펀드 자금들이 이달 들어 만기를 맞으면서 환매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시가 2007년 10월 말 고점인 2060포인트까지 치솟으면서 집중적으로 들어온 펀드들이 이에 해당한다.

특히 이들 펀드 자금은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 환매 양상이 이전과는 확연히 다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하나대투증권 김대열 펀드리서치팀장은 "이 당시 펀드 신규 가입자들 대부분은 은행 쪽에서 들어왔다"며 "보수적인 성향의 이들 투자자는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펀드에 대한 불신이 커져 있어 안전자산으로 갈아타고 싶은 욕구가 누구보다 강하다"고 분석했다.

신영증권 오광영 펀드애널리스트 역시 "투자성향상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한 투자자들이 당시 '펀드 광풍'에 휘말려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예금에서 돈을 빼 펀드에 가입했다"며 "이들은 지수대와 상관없이 만기가 돌아오는 이달과 다음 달에 주저 없이 환매에 나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달 들어 지난 9일까지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1조1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지난달 전체 환매 금액인 8887억원을 훌쩍 넘어선 것은 물론 지수 조정에도 관계없이 6거래일째 순유출이 이어지며 자금이 꾸준히 빠져나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안전 투자처를 선호하는 이들 자금의 성격상 펀드 환매가 가속화되면 1800선 안착을 시도하는 국내 증시에 수급상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신영증권 오 애널리스트는 "이달과 다음 달에 걸쳐 환매될 펀드 자금들은 투자성향상 자문형 랩과 같은 상품보다는 예금이나 채권형 상품으로 흘러들어 갈 가능성이 크고, 예금 금리 수준에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은 머니마켓펀드(MMF)에 잠시 머물면서 시장 상황을 관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주식형 펀드 환매 자금이 랩어카운트 등 자문형 랩으로 유턴하면서 펀드 환매 영향을 일정 부분 상쇄시켜 줬던 과거 사례와는 양상 자체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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