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주택담보대출 증가세 심화 우려돼”

입력 2010-09-02 11:57수정 2010-09-03 08:38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부동산써브 분석결과, 주택담보대출 정부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

정부가 지난달 29일 주택거래 정상화를 위해 내년 3월말까지 강남3구를 제외한 지역에 한시적으로 DTI규제를 완화함에 따라 하반기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금 증감은 정부 정책 등에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 부동산써브가 지난 2007년부터 올 7월까지 시중은행(제1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감현황을 분석한 결과 정부의 DTI 등 금융규제 시점에 따라 월별 대출금액 증감폭에 상당한 차이가 나타났다.

▲자료제공=부동산써브
금융감독당국은 지난 2006년 하반기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등 불안한 현상이 나타나자 투기지역 6억원초과 아파트 신규대출에만 적용하던 총부채상환비율 DTI적용을 수도권 투기과열지구로 확대했다.

당시 대책으로 수도권 중 서울 동대문구, 노원구, 도봉구, 경기 의정부시, 시흥시, 인천 중구, 남구, 연수구 등 19개 시군구에 DTI가 확대 적용됐다. 또 만기10년초과, 6억원초과 아파트 중 예외적으로 LTV 60%를 적용하던 조항이 폐지됐고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LTV규제가 강화됐다.

주택담보대출 리스크 관리 대책 시행이후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비교적 안정된 상태가 유지됐다. 서울 강북과 경기북부 등을 중심으로 소형아파트값 불안현상이 확산됐던 2008년 4~7월에만 월 최고 2조4000억원의 담보대출금이 증가했을 뿐 대부분 월 1조원 이하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금의 본격적인 증가는 2008년 말 금융위기 이후 각종 부동산 규제가 완화되고 부동산시장이 저점을 형성, 빠르게 회복하면서 시작됐다.

정부가 2008년 11월 발표한 ‘경제난국 극복 종합대책’에서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강남3구를 제외한 주택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가 모두 해제됐고 이에 따라 6억원 초과 아파트의 담보대출 시 DTI 40%를 적용하던 규제가 폐지됐다. 또 10년 이하 또는 10년 초과로 6억원 초과 아파트 대출시 LTV가 40%에서 60%로 확대됐다.

대책의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이 11월 1조8000억원, 12월 2조3000억원 등으로 증가폭이 커졌고 2009년 2월에는 한달간 3조3000억원이 증가해 2006년 11월(+4조2000억원)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후 3~5월도 규제 완화에 따른 추가 대출수요와 주택가격 상승 기대감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의 견조한 증가세가 지속됐고 6월에는 한달간 대출금 증가액이 무려 3조5000억원에 달했다.

금융당국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고 가계의 금융 불안 및 채무부담 능력 악화 가능성 등이 제기되자 2009년 7월7일 수도권 전역에 LTV를 60%이내에서 50% 이내로(일부 예외 있음) 강화했다. 하지만 LTV강화 조치 이전 차입신청분의 대출취급 등으로 7월 주택담보대출금이 다시 3조4000억원 증가했고 8월 역시 주택가격 상승 기대감 등으로 높은 증가세가 지속됐다.

LTV강화조치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지속되자 금융당국은 투기과열지구 해제 등으로 결국 DTI가 해제된 지 1년도 채 안돼 다시 2009년 9월7일 수도권 비투기지역에 DTI를 확대 적용했다. 이후 시중은행 규제의 풍선효과로 보험사, 저축은행 등에 주택담보대출이 몰리자 2009년 10월12일, 비은행권에 대한 리스크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DTI 재도입이후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신규아파트 입주가 몰린 2009년 11~12월과 2010년 6~7월을 제외하고는 안정된 분위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주택거래 정상화를 위해 한시적으로 DTI를 금융회사 자율에 맡기고 생애최초 등 주택기금을 지원하기로 함에 따라 그동안 정부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올 하반기에 다시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2008년 6월 229조5000억원에서 2010년 7월말 기준 275조4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제2금융권 등의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하면 주택관련 대출금액이 더 늘어난다.

부동산써브 나인성 연구원은 “향후 출구전략 등으로 점진적인 금리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의 회복이 더디게 진행될 경우 주택담보대출이 가계의 이자부담과 부실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