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국내은행 PF부실채권 타격 예상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한국 주택시장이 장기적 침체에 빠질 것으로 전망,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대출 규모가 큰 일부 은행의 경우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최영일 무디스 부대표 겸 수석 애널리스트는 30일 '주간 신용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상반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화 등의 여파로 6월 말 현재 한국 은행 부실채권비율은 3월 말(1.48%)보다 0.46%포인트나 상승한 1.94%로 2004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실채권비율 상승은 PF 부실화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PF 대출 관련 국내 은행들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지난해 말 2~3%에서 올해 6월에는 10% 이상으로 급증, 같은 기간 요주의 이하 PF 대출 비중은 12%에서 25%로 올랐다.

아울러 과잉공급 등의 어두운 주택시장 전망도 은행들의 실적 악화에 대한 악재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혔다. 그는 "한국 은행의 실적은 부실 채무자에게 제공한 대출 금액과 질, 대손충당금, 대손충당금 적립 전 순이익 또는 기본자기자본 등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중에서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채권비율이 여타 은행보다 높은 국민은행과 농협, 우리은행, 그리고 수협은행이 가장 큰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국민은행과 농협, 우리은행 등 3개 은행은 지난 6월 기준으로 PF 부실 채권 규모가 각각 약 8조~9조3000억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수협은행까지 포함한 4개 은행의 PF 대출 총액은 무려 27조원으로, 전체 은행들의 PF 대출의 60%에 달한다.

단 상위 4개 은행을 제외한 다른 14개 은행은 상대적 추가 신용 부담이 크지 않아 주택시장의 장기 침체가 실적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