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뱅크의 조사에 따르면 8월 현재 전용면적 85㎡ 이상 중대형 아파트값이 3.3㎡당 2896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 여파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일대 아파트들이 급매물 위주로 거래되면서 지난해 8월 3.3㎡당 2910만원으로 올라선지 정확히 1년 만이다.
김근옥 부동산뱅크 연구원은 “경기침체로 자금 부담이 크고 불확실성이 큰 물건을 외면하는 수요자들의 움직임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또 “특히 강남에서도 재건축 단지들의 낙폭이 두드러졌는데, 부동산시장이 투자자보다는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반아파트는 같은 기간 -0.16%(3.3㎡당 2844만→2839만원) 하락에 그친 데 반해 일대 재건축 아파트는 무려 1.52%(3.3㎡당 3181만→3133만원)가 빠지면서 집값 하락세를 주도했다.
하지만 강남권 재건축도 지역별로 명암이 엇갈렸다. 투자자 비중이 높은 강남구와 송파구 재건축 단지들은 1년 만에 각각 -2.63%(3.3㎡당 3433만→3343만원), -10.07%(3.3㎡당 3382만→3041만원)가 떨어지는 등 집값이 맥을 못 췄다.
반면 서초구는 같은 기간 4.81%(2916만→3056만원)가 올라 3.3㎡당 가격이 3000만 원 위로 올라서는 모습을 보였다. 김 연구원은 “서초구의 경우 실수요자 비율이 높았던 데다 한강변 초고층 개발 기대감으로 급매물이 좀처럼 나오지 않았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개별단지로는 송파구에서는 신천동 장미3차 158㎡(13억 2500만→11억 6500만원), 진주 155㎡(12억 5000만→11억 5000만원)이 가장 많이 빠진 단지로 꼽혔고, 강남구에서는 청담동 삼익 178㎡(21억→19억 5000만원), 역삼동 개나리4차 188㎡(16억 7000만→16억원) 등이 하락을 이끌었다.
반면 서초구에서는 잠원동 한신5차 115㎡가 8억 5000만원에서 10억 1000만원으로, 반포동 한신1차 174㎡와 잠원동 한양 171㎡가 각각 18억 7500만원에서 22억원, 13억 5000만원에서 15억 2500만원으로 올라 집값 상승세에 일조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