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일 은퇴식 가져 ... 호주 시드니 블루삭스에서 활약
한화의 베테랑 좌완 투수 구대성(41.한화)이 국내 프로야구 무대에서 은퇴를 선언하고 호주 프로야구에서 2년 더 선수생활을 한다고 밝혔다.
구대성은 22일 오후 대전시 유성구 유성호텔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어 "올해부터 시작하는 호주 프로 무대에서 2년간 선수로 뛸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대성은 "코치 연수를 갈지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아이가 호주에서 공부하고 있고 올해 6개 팀이 출범한다. 호주야구협회에 요청했는데 뛸 수 있도록 해줬다. 올해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시드니 블루삭스에서) 40경기를 치른다.
한국에서 은퇴하지만 호주에서 선수 생활하면서 배우기도 하고 가르칠 수도 있을 것 같다. 연봉 등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야구 인생에서 그는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았다. 그는 "한국시리즈 우승하면서 포수 조경택과 포옹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지금도 그 사진은 집에 걸어 놓고 그때를 떠올리곤 한다"고 말했다.
`대성 불패'라는 별명이 가장 마음에 든다는 그는 "타이틀중 탈삼진상을 한 번도 못 탄 게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30년 야구만 보고 달려와 미련이 있지만 이제는 국내에서 야구를 내려놔야겠다고 생각한다. 해외 진출에 대한 후회는 없다"고 전했다.
해외 진출에 도전하는 후배들에 대해선 "류현진과 김광현은 국내 최고 투수로 변화구만 한 가지 더 개발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한국 야구 비하 발언을 했던 일본의 간판 타자 스즈키 이치로를 공으로 맞추는 내기를 했던 일화도 털어놨다.
그는 배영수(삼성)에게 이치로를 맞히면 1만엔을 주겠다고 약속했고 배영수가 실제로 몸 맞는 공으로 이치로를 내보내자 1만엔을 주고 나서 `잘했다'고 칭찬했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국내에서 더 할 수 있겠지만 떠날 수 있을 때 아름다운 은퇴를 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 그동안 성원해준 팬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앞으로도 한화를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다음 달 2일 은퇴식을 하는 구대성은 비자가 나오면 오는 10월 호주로 떠날 예정이다
한편 한국과 일본, 미국 등 3개국 프로야구를 경험한 구대성은 18년 동안 한화와 한국 대표팀에서 적지 않은 발자취를 남겼다.
대전고와 한양대를 졸업하고 1993년 한화의 전신인 빙그레에 입단해 1996년 18승3패 24세이브에, 평균자책점 1.88로 맹활약하면서 그해 다승과 구원, 방어율 등 투수 3관왕에 오르며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1999년에는 한화 우승에 앞장섰고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는 일본과 3-4위전에서 `괴물' 마쓰자카 다이스케와 맞대결 끝에 완투승을 낚아 한국의 동메달 획득을 주도했다.
2000년 시즌 후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에 입단한 구대성은 데뷔 첫해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7승9패, 10세이브를 올리는 등 4년간 통산 24승34패,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했고 2005년 미국 프로야구 뉴욕 메츠 유니폼을 입고 빅리거 꿈을 이뤘다.
그러나 33경기에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3.91의 성적표를 남기고 그해 방출돼 이듬해 3월 친정팀 한화에 복귀했다. 올 시즌 6경기에서 승수 없이 1패를 당한 구대성은 통산 568경기에서 67승71패, 214세이브,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