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매출 3조8387억원 2위와 2조 차이...中 시장 성장 '글로벌 식품 기업' 지향
2002년 CJ제일제당이 식품업계 최초로 2조원 매출을 돌파한 이후, 아직까지 2조원 매출을 넘는 회사가 나오지 못해 CJ의 ‘독주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전형적인 내수산업으로 성장률이 그리 높지 않은 식품업계에서 3조가 넘는 매출을 올리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방증인 셈이다. CJ제일제당은 소재식품과 가공식품, 바이오, 사료, 제약에 이르기까지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지난해 환율 안정과 소비심리 회복, 시장점유율 상승 등이 맞물리면서 매출 3조8387억원, 영업이익 2619억원, 순이익 2677억원원을 올렸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1조9056억원, 영업이익 1046억원, 순이익 5180억원을 기록했다. 국제 원당시세의 급등세로 인하여 상반기 매출은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지만 하반기에는 실적 개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CJ제일제당은 국내 최대 식품기업이지만, 적극적인 해외 시장 진출로 ‘글로벌 식품종합기업’으로 나아갈 것을 지향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베이징 두부 시장에서 7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보이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5월부터는 중국 하얼빈에서 신(新) 소재식품인 쌀 단백질이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
쌀 단백질은 쌀겨(미강)에서 추출하는 식물성 단백질로, 소시지 과자 뉴트리션바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가공식품에 쓰일 수 있다.
설탕, 밀가루 등 국제 곡물가와 환율에 의한 변동성이 크고 판매가에서 원료 비중이 높아 마진이 좋지 않은 기존 소재식품과는 달리, 쌀 단백질은 고부가가치를 추구하는 사업화 모델이라는 점에서 볼 때 매력적인 투자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호(好) 실적의 큰 동력으로 작용한 해외 바이오법인의 실적도 계속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시장점유율 세계 1위인 핵산은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생산라인 증설도 앞두고 있어 2위와의 격차를 더욱 벌릴 전망이다.
가축 사료용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도 지난해 3분기부터 판매가가 상승세로 전환된 이래 계속 상승 흐름을 탈 것으로 보여 전망이 밝을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편의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건강한 먹거리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국산재료 제품들이 증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식품업계 최대 규모인 500여명의 R&D 인력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트렌드를 리드하는 다양한 제품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여개가 넘는 품목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압도적인 제품력에 기인한 이런 호성적은 CJ제일제당이 안정적인 기업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한다.
식품제조업은 산업계 중 R&D 분야에 대한 투자가 가장 취약한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국내 식품산업 평균 투자비율(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은 0.6% 수준에 그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미래 성장을 위한 가장 빠르고 정확한 투자는 바로 R&D”라며 “신소재식품이나 바이오 분야에서 앞으로도 더욱 눈부신 발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가 본 CJ제일제당 / 하이투자증권 이경민
"설탕가격 인상 긍정적...목표주가 30만원"
CJ제일제당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주가모멘텀에 대한 긍정적이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CJ제일제당의 목표주가를 30만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최근 설탕가격 인상이 하반기 실적리스크를 감소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경민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CJ제일제당의 설탕 매출이 41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진효과는 원재료 가격이 일정하다는 가정 하에 영업이익 기준 34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국제 원당가격 경우 최근 브라질 해상운송 차질에 따른 수급문제에 따른 상승이라는 점에서 지속적인 상승추세라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만약 환율이 하락 추세를 지속한다면 국제 원당가격 상승을 어느 정도 상쇄 가능할 수 있기 때문에 하반기 실적에 대한 우려감을 갖기엔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도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8만5000원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저가매수 전략을 내놨다. 22만~23만원에서 매수해 27만~28만원에서의 차익실현 전략이다.
올 하반기 설탕사업의 마진갭 확대에 따른 실적 모멘텀이 부각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지가창 HN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설탕 판매가격 인상에 따른 추가 이익 개선을 반영해 CJ제일제당의 올해와 내년 순이익 전망을 전년대비 각각 5.5%와 4.5%를 상향 제시했다.
지 애널리트는 "설탕가격 판매가격 인상으로 추가 이익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주가 하방경직성에 대한 신뢰가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설탕가격인상은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곡물가격이 급락할 경우 강력한 주가 촉매가 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중국의 MSG(식품첨가제) 업체가 3,000톤 규모로 10년 말 핵산 시장에 신규 진입하겠다고 선언한 점은 위협요소다. 생산량이 확대될 경우 핵산가격 급락을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지 애널리스트는 "핵산 가격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하겠지만 신규 업체의 진입으로 가격 통제력이 현저하게 떨어졌다는 점에서 투자 불확실성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