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객 400여명에 비용 수백만달러 추정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외동딸 첼시 클린턴(30)과 투자금융가 마크 메즈빈스키(32)가 지난 7월 31일 저녁(한국시간 8월 1일 아침) 뉴욕의 작은 도시 라인벡 근처의 애스터 코트 저택에서 결혼식을 올렸다고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전했다.
비공개로 열린 첼시 결혼식은 그녀의 부모가 전직 대통령과 현직 국무장관이고, 신랑의 부모가 전 연방하원 의원이라는 점 외에도 하객으로 내로라하는 유명인사들이 참석.
비용이 수백만달러에 달해 '아메리카 로열 웨딩(미국판 왕실 결혼식)'으로까지 불리는 등 전 세계인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 결혼식= 뉴욕시에서 북쪽으로 약 160㎞ 떨어진 허드슨 강변의 역사적인 사유지인 애스터 코트 저택에서 하객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1세기전 보자르 양식으로 지어진 이 저택은 1912년 타이타닉호 침몰 때 사망한 재계거물 존 제이콥 애스터 4세의 소유였다고 한다.
전망이 너무 좋아 '허드슨 리버 스쿨' 출신 화가들이 영감을 얻는 장소로 애용했고 20헥타르(약 20만㎡)의 완충지대까지 있어 파파라치등의 접근을 막을 수 있다.
◇ 첼시 남편= 신랑 마크와 첼시는 10대 때 워싱턴에서 친구로 만났으며 스탠퍼드 대학을 나왔다. 마크는 골드만삭스의 투자금융가로 있다가 지금은 맨해튼의 한 헤지펀드인 'G3 캐피털'에서 일하고 있다. 그의 부모는 모두 민주당 연방하원 의원을 역임했으며 지금은 이혼한 상태다.
첼시는 뉴욕의 한 헤지펀드에서 일한 적이 있으며 올해 초 컬럼비아 대학에서 보건정책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그녀는 2001년 1월 아버지가 퇴임하자 로키(낮은 자세)로 움직였으나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어머니를 위해 선거운동을 하기도 했다.
◇ 하객=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클린턴 전 대통령의 친구인 배우 데드 댄슨과 그의 부인 메리 스틴버젠, 패션 디자이너 베라 왕 등이 목격됐다. 부동산 재벌 겸 영화제작자인 스티브 빙도 초대됐는데, 빙은 지난해 8월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됐던 여기자 2명을 석방시켜 나올 때 자신의 비행기를 빌려주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초청받지 못해 참석하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ABC 방송의 한 토크쇼에 출연해 "나는 결혼식에 가지 않는다. 결혼식에 대통령이 한 사람만 있어도 충분히 골치 아픈데 두 사람이 참석하는 것은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빌과 힐러리는 결혼식을 첼시와 그 남편을 위한 것으로 만들고 싶어했기 때문에 나를 초대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었다.
이밖에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의장을 지낸 테리 매콜리프,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이복동생 로전 클린턴 등은 참석했으나 당초 초청대상으로 알려졌던 오프라 윈프리, 바버라 스트라이샌드, 스티븐 스필버그 등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 경호= 라인벡 상공은 오후 3시(미 동부시간 기준)부터 12시간 동안 비행금지구역(no-fly zone)으로 선포됐다. 취재진은 저택 입장이 허용되지 않았으며 하객들은 버스를 타고 결혼식장에 도착했다. 외신들은 국빈 방문에 버금가는 경호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도로들은 곳곳이 차단됐고, 주민들은 무료로 제공된 와인으로 불편한 심기를 달랬다고 외신은 전했다.
◇ 결혼비용= 결혼식의 세부 내용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다. 상점 및 숙박업소 주인은 물론, 노점상과 식당종업원들까지 비밀을 지킬 것을 맹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과 현지 언론은 에어컨이 설치된 야외천막 60만달러를 비롯해 웨딩드레스, 저택 대여 및 수리비, 꽃값,파티 등 300만-500만달러의 비용이 소요된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