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광주은행 선방...경남, 대구은행은 악화
지방은행들의 2분기 실적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영향에 따라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기업구조조정, 부동산 PF와 관련한 대손충당금의 비중이 큰 대구은행과 경남은행은 상대적으로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보이는 반면 광주은행과 제주은행, 부산은행은 선방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은행은 지난 15일 '2010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을 전년 동기360억3600만원의 두배 이상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PF대출의 비중이 크지 않아 대손충당금이 적게 들어가고 외환영업 등으로 수익구조를 다변화한 결과라고 전했다.
제주은행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시중은행들과 달리 PF대출의 비중이 크지 않아 심한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자수익이 양호하고 불필요한 비용 절감 효과가 더해져 1분기 당기순이익 64억4600만원와 비슷한 실적이 나올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부산은행 역시 1분기 당기순이익 1018억2300만원에는 조금 못 미치지만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시사했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PF사태에 대비해 미리 쌓아둔 충당금으로 손실을 줄인 점과 상시평가 구조조정을 진행한 점이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반면 충당금 비중이 어느 정도 있는 지방은행들은 2분기에 다소 저조한 실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경남은행은 이자자산 증가와 순이자마진(NIM) 개선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양호하지만 PF 관련 금융사고 충당금 때문에 전년 2분기 당기순이익 1007억4000만원보다는 떨어진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대구은행도 2분기에 충당금을 많이 쌓은 까닭에 전분기 당기순이익 830억7500만원 대비 감소한 실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2분기에 PF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지방은행들의 하반기 경영 전략은 '리스크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출구전략은 이미 시작됐지만 경기가 아직까지 불확실하다는 점을 감안해 공격적인 확장보다는 건전성 위주의 견고한 성장이 주를 이룬다.
제주은행은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여신 부실 발생을 억제하는 가운데 우량자산 취급으로 적절한 성장을 이룬다는 전략을 세웠다.
광주은행도 선제적 리스크 관리 등 자산건전성 제고를 첫 번째 목표로 잡았다.
또한 전북은행과 경남은행은 수익에 기반한 내실 성장을 추구할 것으로 밝혔다. 두 은행은 장기적인 성장을 가능케 할 건전성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대구은행과 부산은행도 성장을 추구하더라도 건전성에 충실하게 보수적으로 접근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 PF의 영향이 줄어들면서 지방은행들의 실적이 상반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정현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에는 PF 관련 대손충당금의 영향이 줄어들면서 2분기보다 실적이 좋아지겠지만 PF규모에 따라 성장 폭은 다를 것"이라며 "PF 비중이 컸던 은행은 여파가 남아 성장 폭이 작고 비중이 작았던 은행은 성장 폭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또 하반기 리스크 요인에 대해서는 "7월부터 11월까지 여신규모 500억원 미만 중소기업의 구조조정이 이뤄져 중소기업 주거래가 많은 지방은행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구용욱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2분기에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했으면 하반기에는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며 "향후 주택시장의 영향을 받을 순 있겠지만 경기가 급격하게 하락하는 등의 리스크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