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 불투명성 높이는 역효과 낼수도
유럽 은행들에 대한 건전성 심사인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발표를 앞두고 테스트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대다수 은행들이 테스트 결과 큰 문제 없이 합격점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럽연합(EU)이 91개 대형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불합격 평가를 받은 은행이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경우 이들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불투명성만 높이는 역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기대감에 이날 유럽시황을 반영하는 FTSE 유로퍼스트 300지수는 0.6% 상승했다. 지난주에는 5% 이상 급락한 바 있다.
독일의 대형 부동산 관련 금융기관인 히포리얼에스테이트가 독일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수석 은행 분석가는 "독일 은행권에서 히포가 테스트에 불합격한 유일한 은행인 것이 확인될 경우 테스트는 신빙성을 잃게 된다"면서 "독일 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에서 테스트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스와 그리스 은행들은 유럽 지역에서 가장 심각한 그리스에 대해 채권의 순자산 가치를 탕감하는 헤어컷 비율을 약 23%로 설정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앞서 유럽은행감독위원회(CEBS)는 그리스 채권에 대해 17%의 헤어컷을 할 수 있다고 통보한 바 있다.
이같은 헤어컷이 대부분의 은행들이 테스트에 통과하는 이유를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헤어컷은 은행들의 거래 장부에 기록된 채권에 대해서만 적용되는 것을 말한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채무위기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그리스 은행들의 90%가 부실이 생겨도 바로 거래 장부에 올리지 않고 일단 만기까지 그대로 가져갈 수 있는 은행 장부에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EBS는 오는 23일 장 마감 후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지만 테스트가 믿을 만한 기준으로 실시됐는지 등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