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주주協 "현대상선 지분 고민되네"

입력 2010-07-21 15:50수정 2010-09-25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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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설득용으로 활용... 상선 지분 8% 옵션 가능성도

현대건설 매각이 신호탄을 울린 가운데 현대건설 주주협의회가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의 지분 처리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현대건설 인수전에 뛰어들기 위해 재무구조개선약정(MOU)을 거부하고 있는 현대그룹을 설득하기 위한 당근책으로 활용할지 아니면 현대건설 인수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현대상선 지분을 제외하고 매각할지 논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현대그룹과 재무약정 체결을 놓고 평행선을 계속 걸을 수 없기 때문에 현대건설 문제를 미리 풀어놔야 하는 시기적인 상황도 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21일 "현대그룹의 대출 만기 연장을 금지하는 방안은 되도록 실시하지 않고 최대한 설득을 할 방침"이라며 "현대그룹의 경영권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면 최대한 보장해주는 방향으로 재무약정을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현대그룹과의 조속한 재무약정 체결을 위해 여러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 중에는 현대그룹이 보유한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위해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의 지분에 옵션을 거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 알려진 것처럼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한 범(凡)현대가가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채권단이 현대상선 지분 8%에 대해 풋백옵션 또는 풋옵션을 걸어 제3자에게 매각하는 조건을 내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그룹과 범 현대가의 극적 타결로 인해 현대상선 지분을 현대그룹에게 매각하는 조건이 성사될 경우에는 현대그룹도 차입 없이 현대상선 지분을 얻으면서 경영권을 확고히 할 수 있다.

다만 현대그룹은 경영권과 신성장동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 중 하나만 취하는 것이 된다. 현대상선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안정된 경영권을 얻었지만 현대그룹의 미래를 위한 성장동력을 얻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현대건설을 외국계 자본이나 건설사에게 인수될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외국계 자본에게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은 활용도가 높지 않다. 따라서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한 후 교보생명 지분을 매각하는 상황과 비슷하게 진행될 수 있다.

사모투자펀드(PEF)들이 교보생명 지분을 인수해 비싼 가격에 제3자에게 되파는 것처럼 현대가의 상황을 잘 하는 PEF들이 현대상선의 지분을 인수해 현대그룹 및 범 현대가에게 비싼 가격으로 되팔 가능성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채권단이 현대그룹을 설득하기 위해 현대상선 지분에 대한 처리를 미리 앞당길 가능성이 크다"며 "현대건설의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고 현대그룹의 입맛에 맞게 처리하기 위한 고민이 길어질 듯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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