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들이 기준금리 인상에도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등 현금대출 이자율을 올리지 못해 속을 끓이고 있다.
그동안 높은 이자율로 소비자와 정부의 눈총을 받으며 수수료를 인상하지 않겠다고 공언해왔기 때문이다.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 현대카드 등 전업계 카드사 대부분이 기준금리 인상에도 현금서비스 및 카드론 이자율을 동결했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의 변동에 따라 은행권과 제2금융권은 대출 금리를 변경한다.
기준금리는 자금 조달 금리를 뜻하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대출 금리도 올리고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대출 금리도 내린다.
실제로 이번에도 은행권에서는 발 빠르게 대출 금리를 올렸다.
하지만 카드사들의 사정은 다르다. 과거 기준금리 인하 때는 대출 금리를 내리며 보조를 맞췄지만 이번에 기준금리가 인상된 상황에서도 대출 금리를 올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카드사들의 현금서비스 이자율은 지난 2008년 대비 2% 가량 낮아지고 카드론 이자율은 3% 정도 낮아진 상태다.
여기에 현금대출 실적도 해가 갈수록 떨어져 카드사들은 답답한 상황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카드 이용 실적에서 현금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1.0%로 2008년보다 2.2%포인트 떨어졌다.
현금대출 비중은 카드 대란이 일어난 2003년 53.4%로 최고를 기록한 이래 지난해까지 7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카드사들이 이자율 인상을 주저하는 이유는 여론의 비판을 의식해서다.
현행 이자율도 높아 더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이자율을 올리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카드사가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면 업계 전반이 따라가겠지만 선뜻 앞장서 나서긴 곤란한 입장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취급수수료도 없애는 분위긴데 이자율을 올리는 건 민심을 거스르는 일"이라며 "당장 오를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