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 통합 백지화에 '사면초가'

흑자전환 노력 불구, 유선시장 축소에 입지 좁아져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와 통합을 하지 않겠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사업 전반에 대한 변수가 뒤따를 전망이다.

SK텔레콤 정만원 사장은 지난 14일 간담회에서 “따로 경쟁력을 가져야만 같이 갈 수 있다”며 “브로드밴드 스스로가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합병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는 SK텔레콤이 추진하는 계획에서 SK브로드밴드가 모회사에 의존하지 많고 효율성이 증대되는 분야를 발굴하라는 무언의 질책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SK브로드밴드는 올해 초부터 유선시장 축소와 SK텔레콤의 무선데이터 시장 확대 등으로 경쟁력 강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경쟁사인 KT와 LG U+가 통합작업을 완료하고 전열을 재정비 하고 있지만, SK브로드밴드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색깔을 내지 못한다는 평가가 끊임 없이 제기됐다.

지난해 SK브로드밴드는 출범 1주년을 맞으며 고객중심 경영을 바탕으로 올해는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지만 차별화된 콘텐츠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내외로 어수선한 분위기 반전을 위해 통합 의지를 수차례 밝혀왔다.

시장 경쟁 악화도 발목을 붙잡고 있다. IPTV 시장 점유율이 24%대에 머물고 있는데다 후발주자인 LG파워콤이 LG텔레콤과 통합하면서 20%대로 올라서며 턱밑까지 추격당하는 긴박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가입자 유치를 위해 출혈경쟁에 나선 SK브로드밴드 입장에서는 현금마케팅 확대로 지난해 순손실이 더욱 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1.7% 증가했지만 988억원이던 순손실이 오히려 1912억원으로 늘어난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그나마 올해 1분기 순손실은 전분기 대비 154억원 개선된 443억원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변수는 모회사인 SK텔레콤에서 본격적인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추진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는 것이다. 유선인터넷 시장이 포화된 시점에서 무선데이터 서비스 확대는 SK브로드밴드의 사업에 직간접적인 영향이 불가피 하다는게 업계의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SK브로드밴드는 현재 적자구도를 개선하는게 가장 시급한 과제다. SK텔레콤과 합병을 추진하기 위해서도 이 부분이 해결돼야 한다”며 “SK텔레콤이 부채를 떠안고 갈 정도로 무리수를 두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시장을 주도할 만한 킬러 콘텐츠 발굴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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