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정유업계 지각변동 오나

입력 2010-07-1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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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손모빌·셰브론, BP 인수 가능성 ↑

글로벌 정유업계에 지각변동이 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태로 위기에 빠진 영국 BP에 대한 피인수설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인수가 현실화되면 업계의 지도가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원유유출 사태로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세계에서 가장 미움받는 기업이라는 오명을 안게 된 BP의 주가가 피인수설로 급등하고 있다고 CNN머니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태가 해결될 가능성은 여전히 크지 않지만 BP의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미국증시에서 8%가 넘게 오른 것을 비롯해 지난달 초 바닥을 찍은 뒤 반등 폭은 37%에 달한다. 피인수설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BP 주가 추이(출처:yahoofinance)

BP가 심해 유출구에 새로운 캡을 씌울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태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데다 알래스카 프루드호만의 오일필드 지분을 아파치에 매각할 계획을 밝힌 것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BP가 보유한 프루드호만의 오일필드 지분은 100억달러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최근 BP의 주가 급등의 주요 배경은 엑손모빌을 비롯해 셰브론 등 거대 정유사가 BP에 대한 적대적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BP에 대한 적대적 인수 소문은 어제오늘일은 아니다. JP모간체이스는 이번달 초 이미 엑손모빌이나 로얄더치셀이 내년 BP 인수를 추진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M&A는 분명 주가에 호재지만 투자자들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CNN머니는 권고했다.

BP의 주가가 크게 하락한 것은 사실이지만 시가총액은 여전히 1000억달러가 넘는다. 금전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멕시코만 오염과 관련된 수백건의 소송에 직면한 BP를 인수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BP가 매각된다면 엑슨모빌이 인수자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989년 엑손모빌 역시 알래스카주 밸디즈 앞바다에서 사상 최악의 원유유출 사고를 겪은 바 있어 BP 사태 해결에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엑손모빌이 당시 악몽을 재현할만큼 BP 자산이 가치가 있는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레이몬드제임스의 파벨 모르차노프 애널리스트는 "BP의 법적 악몽이 해결될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면서 "이는 앞으로 수년이 지속될 수 있으며 가장 큰 문제는 채무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BP 인수는 장기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멕시코만 사태와 관련된 법적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BP 인수에 따른 정유업종의 독점 논란도 커질 수 있기 때문.

모르차노프 애널리스트는 "BP 주식 매수를 추천하지 않는다"면서 "여전히 BP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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